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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을 보았다 ㅣ 바다로 간 달팽이 11
구경미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7월
평점 :
구경미 작가님의 신작 소설 '이방인을 보았다'... 열일곱 살 반짝반짝 빛나는 청소년들이 의문의 사건을 파헤치는 성장소설이다. 책의 주인공이라 말할 수 있는 청소년들은 하나같이 귀엽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하고 호기심도 왕성한 아이들의 모습이라 읽는 내내 미소를 지으며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인호네 가족은 열여덟 평의 그리 크지 않은 빌라로 이사 온 지 이제 겨우 일 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는데 물이 샌다. 아래층의 항의로 인해 시공업자를 통해 분양업자가 가지고 있는 하자보수보증금으로 집을 고치기 위해 분양업자를 찾아 간다. 분양업자는 예순이 넘은 장 노인으로 혼자서 은둔 생활을 하고 있다. 만나지 못한 장 노인을 중심으로 떠도는 소문이 수상쩍다.
인호와 친구들은 발명가인 인호 아버지의 만능열쇠를 통해서 분양업자 장 노인의 집을 찾게 된다. 소문 속에 떠도는 노인이 집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신하고 들어간 집...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들어 간 것은 아니지만 눈에 보이는 물건을 가지고 나와 팔 때는 별다른 죄의식을 가지지 않았다. 허나 그 집에 살고 있는 노인이 쓸쓸히 고독사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낀다. 분명 노인의 집에 들어갔을 때 살아 있는 노인의 눈을 보았기에...
확신은 없지만 장 노인의 최측근의 한 사람이 의심이 간다. 그 인물이 분명 장노인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에 장 노인을 살해 한 인물을 잡기 위해 조금은 엉뚱한 방법을 시도한다. 네 명의 아이들은 경찰들도 눈치 채지 못한 범인을 향한 고도의 작전을 펼치는 모습이 어른도 이런 생각을 하기 쉽지 않은데 하는 생각이 정도로 기발하다.
전쟁은 착한 사람도 괴물로 만들 수 있다. 내가 살기 위해 다른 사람을 죽여야 하는 상황.. 전쟁과 상관없는 민간인을 죽이는 것은 평생을 죄책감에 사로잡히는 결과를 만든다.
책에는 우리 사회가 가진 고질적인 문제들을 만나게 된다. 요즘 연일 TV 뉴스를 통해 지하철공사로 인해 어마어마한 싱크홀이 발생하고 빈 공간이 있다고... 싱크홀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8미터에 달하는 빈공간은 들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나중에 더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우리사회 전반에는 안전 불감증이 뿌리 깊다. 새로 지은 아파트에 물이 새고 금이 가는 부실 공사가 흔하듯 스토리의 시작이 되는 빌라 부실공사, 원한, 돈에 대한 욕심, 가장의 역할, 고독사? 아니 살인, 무능한 경찰 등등 많은 사회문제들을 다루고 있지만 청소년 소설에 맞게 무겁지 않다.
살인 사건을 통해 점차 성장해 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유쾌하고 사랑스럽다. 이렇게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들이 많다면 우리 사회는 밝다. 구경미 작가님의 책은 처음이지만 유머러스하게 풀어가는 일상미스터리 소설을 즐겁게 읽었기에 앞으로도 요런 성장기 소설을 또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