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의 계절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바버라 킹솔버 지음, 이재경 옮김 / 비채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도시에 익숙한 나는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과 생명력에 무한한 감탄과 애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연과 가까운 삶을 선택하는 것에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귀농은 아니지만 전원주택을 짓고 텃밭을 일구며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것에 만족하며 도시를 떠난 친구가 있다. 너무나 부럽고 보기가 좋아 한 번씩 놀러 가는 것은 좋지만 막상 나보고 아이들이 다 자라면 근처에 와서 같이 살자는 말을 들으면 난 그래도 도시가 좋다는 말로 대신한다. 자연 속에서 느끼는 행복보다는 도시 생활에 익숙한 삶이 주는 문명이 혜택과 익숙한 편안함을 포기하지 못하기에...

 

현대 미국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인  바버라 킹솔버... 그녀의 데뷔작이 미국 고교필독서로 선정되었고 내놓는 작품마다 화제를 모으고 각종 상을 휩쓰는 20세기 가장 중요한 작가라고 불리는 저자의 신간 '본능의 계절'...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며 편견과 운명에 맞서 스스로 개척하는 당당한 삶을 살아가는 세 여성의 치열한 생존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책이다.

 

스토리는 포식자들, 나방의 사랑, 옛날 밤나무로 나누어서 각각의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여성들이 있다. 먼저 포식자들은 현대 문명사회가 주는 혜택을 멀리하고 산림감시원으로 2년째 일하고 있는 다이나가 주인공이다. 다이나는 오늘도 코요테의 흔적을 쫓고 도중에 그녀의 눈에 띈 한 남자.. 다이나는 40대의 자신보다 훨씬 어려 보이는 그는 양을 지키고 위해 코요테를 추적하는 사냥꾼 '에디 본드'다. 첫 만남부터 그에게 강한 이끌림을 느끼는 다이나... 자신의 첫 결혼을 떠올리며 그녀는 젊음을 느끼며 사는 사람들과의 만남에는 익숙지 않은 삶을 살아왔다. 헌데 에드에게 성적으로 강하게 끌리게 되고 그로인해 그녀는...

 

나방의 사랑은 20대의 젊은 여자 루사가 주인공이다. 그녀는 나방을 끔찍이고 사랑하는 여성이다. 남편 콜과의 결혼으로 시골 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아랍계와 폴란드계 유대인 혼혈이기에 배타적이고 사사건건 간섭하기 좋아하는 시누이들과의 마찰에 버거워 하는 여성이다. 남편 콜이 그만 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자신들의 추억이 어린 농장을 팔고 올케 루사가 떠나버릴까봐 시누이들은 날을 세우고 있다. 루사는 빚에 허덕이는 농장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조카와의 이야기를 통해 힌트를 얻게 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조언을 구하게 되는데... 그 사람은 옛날 밤나무에 나오는 '가넷'이란 나이 지긋한 남자다.

 

옛날 밤나무는 '가넷'이란 남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가넷은 자신의 밤나무의 병충해를 없애기 위해 살충제 사용을 극도로 말리는 이웃 '내니'란 여성이 거슬린다. 사과나무를 키우는 내니.. 그녀는 농약 사용 없이 과수를 키우려고 하지만 가넷으로 인해 자신에게 피해가 온다는 것을 알기에 가넷과의 충돌이 일어난다. 더군다나 한 그루로 인해 큰 싸움?으로 커질 위험에서 가넷이 가진 증상을 도와주며 내니와 가넷은....

 

다이나, 루사, 내니... 나이차를 보이는 그들은 서로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듯하다. 허나 내니를 오래도록 쫓아다닌 인물과 관련이 있는 다이나, 루사가 사랑으로 맞이하고 싶은 아이들과 인연이 있는 가넷, 가넷과 내니... 시골이란 환경과 남성들이 가진 고정관념을 과감히 넘어서는 세 여성의 모습은 열정적이고 당차면서도 아름답다.

 

내가 남편을 잃고 시누이들 사이 낯선 곳에 있다면.. 생각만 해도 솔직히 어떤 선택을 할지.. 루사가 아니기에 아무래도 그녀와 같은 선택은 하지 못할 거 같다. 혼자 사는 사람에게 성적 이끌림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연상연하 커플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우리사회... 다이나의 욕망을 탓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며 다이나를 통해 바라라보는 자연은 위대하고 경이롭다. 나이를 넘어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에 확고한 신념을 가진 내니의 모습은 멋지다. 그녀의 복장에 태클을 거는 가넷의 모습이 머릿속으로 상상이 되어 웃음이 나는 장면이기도 하다.

 

드넓은 자연속에 질긴 생명력 있는 힘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자연의 섭리를 이해하고 순응하면서도 스스로의 삶에 자신감을 갖고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세 여성을 통해 자연의 위대함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느끼는 욕망, 사랑, 우정, 운명 등에 당당한 모습을 보이는 그녀들이 멋지다.

 

'본능의 계절'은 '생명과 본능, 섹스'의 본질을 꿰뚫어본 바버라 킹솔버의 화제작으로 올여름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말하는 이유를 충분히 느끼고도 남는다. 주인공 세 여성의 모습은 같은 여성이기에 이해되고 공감이 가는 강한 생명력과 강인함이 느껴진다. 장미와 더위로 후덥지근한 여름날... 본능의 계절을 만나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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