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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기담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정경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아야츠지 유키토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나 역시도 저자의 작품들을 거의 다 읽었을 정도로 추리력이 돋보이는 저자의 작품들에 애정이 있다. 이번에 나온 신작 '안구기담'에는 기괴하고 아름다운 호러 단편소설 7편이 담겨져 있다. 표지가 전작 '어나더 에피소든S'의 때처럼 예뼈 마음에 들었는데 엔타 시호의 몽환적인 일본 표지 일러스트를 그대로 사용하였다.
재생은 자신의 제자라고 말하는 여학생과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한 남자... 아내를 통해 들은 이야기는 충격 그 자체다. 아내의 기이한 능력이 무엇인지 알기에 아내를 살리고 싶은 남자의 욕망을 다룬 이야기다. 요부코 연못의 괴어는 아내가 아이를 임신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사고로 잃어버린 남자.. 그가 낚시로 잡은 기이한 모양의 물고기가 허물을 벗으며 새로운 모습을 가진다. 아내가 물고기에 대한 집착과 자신이 무서운 꿈이 현실이 될 거라 생각으로 불안한 남자의 이야기, 특별 요리는 학생시절 혼자 살면서 얻게 된 아주 특이한 식성을 아내와 함께 공유하기 시작한다. 낯선 사람이 추천한 식당에서 기괴스런 요리를 맛보며 부부는 완전히 빠져든다. 마침내 아주 귀한 최고의 요리를 맛 볼 기회가 생긴 남자의 선택을 다룬 이야기, 생일 선물은 동아리의 크리스마스 파티 겸 송년회에 참석한 여대생이 자신의 생일 선물로 받은 선물 상자에 든 빨간 싸인펜으로 쓴 카드... 카드의 내용은 읽을수록 기이하지만 마음을 사로잡는다. 꿈속에 나타난 좋아하는 선배의 모습이 자꾸 겹쳐지는데... 여대생이 꾼 꿈은 선배의 의지가 가미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어 더욱 무섭다. 철교는 여름방학을 맞아 놀러가는 두 쌍의 남녀... 철도를 타고 놀러 가던 중 재미삼아 무서운 괴담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메가미 강 철교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며 실제로 일어난다는 말까지 덧붙인다. 헌데 실제 일행 중 한 여학생의 비명소리.. 이 소리의 비밀은 전혀 다른 이유지만 괴담 속 소년이... 인형은 글쓰기를 생업으로 살아가는 남자의 수술 도중 기묘한 꿈을 꾸게 된다. 수술 후 아내와 고향집으로 떠난 여행... 헌데 고향집 개가 밋밋한 인형을 물고 나타난다. 밋밋한 인형이 자신의 주위를 맴돈다는 느낌을 받는 나... 더군다나 샤워 도중 자신의 몸에 있어야 할 점이... 마지막은 책의 제목인 안구기담이다. 한 밤중에 혼자서 읽어달라는 후배가 보낸 책자... 책에는 사춘기시절을 보낸 장소를 다시 찾은 남자의 이야기다. 이제는 세상을 떠난 엄마, 아빠를 떠올리는 남자... 남자는 안구를 도려낸 범죄를 저지른 남자의 이야기를 듣는다. 헌데 이 사건을 저지른 범인의 아내는 과거 남자가 기이한 느낌의 여자를 만나 뜨거운 욕망을 불사른 후 그녀가 주는 ** 한 쪽을 먹게 한 여인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더군다나 섬뜩하고 불쾌감만 남기는 기괴한 이야기 속 여자가 낳은 아이의 이름.. 그 이름은...
소설 속에는 같은 이름이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나온다. 첫 이야기 재생의 여학생이 '사키타니 유이' 였으며 이 이름은 이 후의 단편에서는 성만 나올 때도 있고 이름만, 성 이름이 함께 나오기도...
뜨악하는 무서움보다는 읽을수록, 이야기를 생각할수록 느껴지는 기이한 섬뜩함, 무서움이 스멀스멀 일어난다. 안구기담은 저자의 작품 중 비교적 일찍 쓰인 작품이라고 한다. 어나더, 어나더 에피소든S, 안구기담으로 이어지는 정통적인 본격 미스터리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아야츠지 유키토가 선사하는 요염하게 아름다운 7개의 공포 이야기!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서늘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호러 소설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