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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네임 이즈 메모리
앤 브래셰어스 지음, 김지현 옮김 / 비채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한 편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만났다. 앤 브래셰어스의 '마이 네임 이즈 메모리'... 사랑이 너무나 깊어 시간을 넘어서 계속해서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기 위해 존재하는 남자의 애달프고, 뭉클하며 애절한 사랑이야기가 슬프지만 아름답게 다가온다.
시간 여행을 다룬 작품들은 심심치 않게 만났다. 책은 물론이고 영화, 드라마까지... 시간여행이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소재가 큰 매력으로 느껴지는 작품으로 '마이 네임 이즈 메모리' 역시 시간, 환생을 통해 슬프지만 가슴 절절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시간을 거슬러 돌아가 다시 살아보고 싶은 시간이 있다. 나에게는 돌아가고 싶은 시간은 학창시절이다. 주인공 대니얼은 자신의 생을 이어 반복되는 운명의 소녀와의 만남이 이루어진 서기 520년대의 첫 생애다. 살기 위해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싶은 혈기 왕성한 젊은 용사였던 대니얼은 형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아프리카의 한 부족을 무참히 짓밟는다. 부족과 함께 불 속에서 죽음을 맞은 긴 검은머리의 아름다운 소녀의 모습을 시간의 흐름에도 퇴색되거나 지워지기는커녕 그를 더욱 수치스럽고 후회스럽게 만들 뿐이다.
2004년 버지니아주 호프우드... 언니 데이나의 남다른 행동 때문에 항상 움츠러 조용히 지내던 동생 루시.. 그녀의 마음에 한 소년이 눈에 들어온다. 전학생 대니얼로서 또래 소년들보다 어른스럽고 과묵한 그가 자꾸만 신경 쓰인다. 이상하게 대니얼을 볼수록 그와 자신 사이에 알 수 없는 기묘한 전류가 흐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졸업 파티 중 대니얼은 자신을 보고 다른 여자의 이름을 부르며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한다.
스토리는 대니얼이 처음 생을 살았던 서기 520대를 시작으로 그가 환생하여 소피아를 찾아다닌 시간과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루시와의 만남을 다룬 두 시점으로 이야기를 교대로 이끌어 가고 있다. 소피아를 찾아 끝없는 생을 이어가기에 대니얼은 제대로 뿌리박지 못한 삶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랑에는 늘 방해꾼 아니면 라이벌이 존재한다. 대니얼에게도 그런 인물이 있다. 자신처럼 생을 이어 나타나는 인물... 이 인물로 인해 루시 아니 소피아와의 사랑이 위험하다. 특히나 누군가의 아내, 간호사로 환생한 소피아를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은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다.
자신에게 사랑을 말하는 대니얼을 잊은 것은 아니지만 그의 이야기를 믿을 수 없는 루시와 루시 주변을 맽돌며 그녀를 지키고 사랑을 이야기 하고 싶은 대니얼의 마음으로 인해 한 사람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깊으면 생을 이어 사랑할 수 있을지 그 마음이 궁금하고 부럽기도 했다.
저자 앤 브래셰어스의 작품은 '마이 네임 이즈 메모리'가 처음이다. 시크한 뉴요커들마저 울린 가슴 절절한 로맨스가 할리우드 영화화된 이유를 충분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슬프지만 아름다운 로맨스 소설이다. 광활한 지역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환생을 거듭한 사랑이야기가 특히나 루시란 여성이 가진 심리를 보며 여자들의 보편적인 심리를 엿볼 수 있다. 저자가 '청바지 돌려 입기'를 통해 화려하게 데뷔하고 성공을 거둔 작가라는 것도 처음 알았는데 '마이 네임 이즈 메모리'가 좋았기에 이 책에도 관심이 간다.
지금은 사랑보다는 다른 이유로 만남, 결혼이 이루어지고 헤어짐에 있어서도 쿨하다. 사랑에 얽매이거나 부담감을 갖지 않고 자유로운 연애를 즐기는 인스턴트 사랑이 너무 흔한 시대다. 가벼운 사랑이 더 많기에 애절하고 아름다운 천 년의 사랑이 더 빛을 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