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깨물기
이노우에 아레노 외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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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강렬한 사랑의 기억을 말해주는 일본 최고의 여류 작가 여섯 명의 단편작품이 담겨진 '기억 깨물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에쿠니 가오리의 글을 오래간만에 만난다는 기쁨에 즐겁게 읽은 책이다.

 

사랑의 모습은 다 다르다. 사랑을 기억하는 방식도 다르다. 기억 깨물기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작가의 개성이 잘 나타난 초콜릿과 관련된 이야기들로 사랑스럽고 감정을 살짝 건드려주는 알싸한 느낌을 준다.

 

 전화벨이 울리면... 연상의 여자의 호출에 자동적으로 움직이는 나(대학생)... 그녀가 자신을 부르는 이유를 알고 있다. 자신을 의식하지 않고 오직 한 남자의 행동에 여자는 흔들리는 여자를 곁에서 보는 나란 인물은 그럼에도 연상의 여자와의 불륜에 중독되어 있다. 여자가 겨우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 먹는 초콜릿의 알싸하고 달콤한 맛으로 자신과 여자의 만남을 표현하고 싶지만...

 

늦여름 해 질 녘은 에쿠니 가오리가 전해주는 사랑의 색깔이 잘 담겨져 있다. 사랑을 하면 행복함도 충만하지만 두려움도 생긴다. 사랑이 혹시 깨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 지난 여행에서 한 남자를 만나고 그의 냄새가 아직도 그리운 여자.. 자신의 몸이 그의 일부라고 느낄 정도로 남자에게 빠져 든 여자.. 남자를 의식하며 행동하는 여자의 마음이 알싸하다.

 

금과 은​ 은 증조외할머니의 장례식에서 육촌인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첫 만남부터 강렬한 이끌림으로 그를 바라보는 소녀.. 다시 또 한 번의 장례식에서 육촌을 다시 보게 된다. 시간이 흐르고 남자가 자신의 곁에 없지만 여자는 남자가 돌아오면 사랑을 시작할 생각이다.

 

호수의 성인... ​ 여행 친구로 만난 남녀가 항상 찰떡궁합을 자랑했지만 사소한 말 한마디가 원인이 되어 헤어진다. 헌데 그들이 여행지에서 만난 다른 여행자에게 들은 아티틀란 호수의 성인에게 초콜릿을 바치고 소원을 빌면 두 사람은 영원히 맺어질 수 있다는 전설이 있는 장소에 남자가 있다. 그의 편지를 읽은 여자는 남자를...

 

블루문... 술과 초콜릿의 조합이 완벽한 바를 찾는 여자... 바에서 만난 한 남자를 떠올린다. 친구 딸을 잠시 보면서 나를 돌아보게 되고 현재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기로 한다. 한 달에 두 번 보름달이 뜨는 날.. 두 번째 보름달이 뜨는 블루문에 그녀는 쉬는 날임에도 남자를 만날지 모른다는 희망을 안고 바로 향한다.

 

기생하는 여동생... 남매, 자매, 형제들이 사이가 좋은 경우도 있지만 아웅다웅 자질구레한 소소한 다툼을 하며 지내는 경우도 많다.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갈 곳이 없어 자신을 찾아 온 동생과 살게 되었지만 서로의 생활 방식, 생각이 너무나 달라 언니는 수시로 화가 난다. 더군다나 동생은 혼자가 아니다. 미래가 불투명한 남자친구, 앞으로의 미래를 털어 놓는 동생을 보며 언니가 그 동안 가슴속에 담겨 있었던 동생의 삶에 대한 부러움을 털어 놓는다.

 

인생이란 게 어떤 방식으로 살아야 한다는 정답은 없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성공하고 멋진 삶을 사는 사람도 분명 자신만의 고민이 존재할 것이다. 바른생활을 한 사람은 자유로운 사람을 부러워하고 자유로운 사람은 안정된 사람의 삶을 부러워한다. 삶에 가진 모습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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