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 밸리
샤를로테 링크 지음, 강명순 옮김 / 밝은세상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새로운 작가를 만나는 일은 늘 즐겁다. ‘타우누스 시리즈’를 통해 넬레 노이하우스란 글 잘 쓰는 독일 작가를 만나 즐거웠는데 '폭스 밸리'의 저자 샤를로테 링크도 독일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인간 내면의 심리를 잘 보여주는 작가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그녀의 심리스릴러의 진수를 만날 수 있어 즐거웠다.

 

삶이란 게 자신이 의도한 대로 흘러가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학교도 그만두고 동네 양아치로 살아가던 라이언은 사채업자에게 빌린 돈을 갚기 위해 한 여인을 납치해 자신이 어릴 적에 발견한 폭스 밸리 동굴에 임시로 가두기로 한다. 그녀의 남편에게 돈만 받으면 여자를 구출하도록 할 계획이었는데... 며칠 전에 일으킨 폭행사건으로 경찰에 붙잡히고 만다. 폭행사건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납치사건은 형량부터 다르기에 라이언은 어떻게 해야 할 지 멘붕에 빠지고 만다. 결국 그는 자신의 납치사건을 묻기로 한다.

 

라이언이 모범수로 형량보다 일찍 교도소에서 나온다. 교도소에서 라이언에게 친절함을 베푼 여자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라이언은 옛여자친구가 그립기만 하다. 옛여자친구를 찾아간 라이언은 그녀가 두 명의 남자에게 끔찍한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여기에 오래 전부터 연락을 끊고 지낸 어머니마저 사라진 사건이 발생하자 이 모든 일이 자신을 노린 범죄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설상가상 라이언의 납치사건을 모방한 범죄까지 발생하면서 라이언은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이게 되는데...

 

찌질하고 못난데다 겁도 많고 소심하기까지 한 라이언... 그는 분명 나쁜 범죄를 저지르는 악당임에는 틀림없다. 그럼에도 그는 뼈 속까지 나쁜 인간은 아니다. 사는 방식을 잘못 배운 라이언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에 라이언이 납치했던 여자의 남편, 그의 새로운 여자 친구는 물론이고 여러 사람들이 이야기가 흥미롭게 진행된다.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경향이 강하다. 능력 있고 자상한 남편, 친절하고 상냥한 아내, 공부 잘하고 착한 자식 등 실제와 다른 모습을 내보이며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심리... 세상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란 말을 하면서도 우리는 보이는 모습에 눈이 현혹된다. 지나란 인물 역시 친구의 완벽한 업무 능력과 다복하고 안정된 가족들 모습에 부러움을 느낀다. 

 

얼마 전에 쇼윈도 부부로 살다가 이혼 청구소송을 벌인 연예인 부부의 이야기가 뉴스를 타고 화제가 되었다. 남편은 개그맨으로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아내는 cf 모델로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며 두 사람을 잉꼬부부라 말을 들었는데 갑자기 터진 폭행사건과 이혼소송... 이 사건을 통해 서서히 그들 부부가 오래전부터 쇼윈도 부부로 살아 온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연예인이라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대부분의 부부는 정, 사랑으로 살고 있지만 주위를 조금만 둘러보면 남남처럼 사는 부부도 있고, 쇼윈도 부부도 존재한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란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추리를 골똘히 할 필요는 없다. 혹시하는 이야기가 당연하게 전개되는 형식이지만 그럼에도 책에 빠져 읽게 만드는 힘이 있고 재밌다. 폭스 밸리... 현실 속에서 충분히 볼 수 있는 인간이 가진 복잡한 심리를 잘 표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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