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이저가 빌리를 만났을 때 - 자폐증 아이와 길고양이의 특별한 우정
루이스 부스 지음, 김혜원 옮김 / 영림카디널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얼마 전에 케이블 TV에 그 시절의 스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에 가수 이상우씨가 출연한 것을 보았다. 그 전에도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서 이상우씨에게 자폐아 아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아이를 키우기 위해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는지 보기도 했다.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를 고통, 힘듦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상우씨는 자폐아 아들로 인해서 얻는 행복,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한 없이 포근한 미소를 짓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숙연해지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프레이저가 빌리를 만났을 때'의 프레이저는 자폐아과 근긴장 저하증을 동시에 갖고 있는 아이다. 자신의 의사 표현을 소리를 지르거나 우는 것으로 한다. 곁에서 지켜보는 부모의 심정이 어떨지 짐작만 하는데도 그 어려움에 안타까움이 생긴다.

 

사랑해서 결혼하고 아이 보다는 신혼의 행복함을 즐긴 저자와 그녀의 남편은 결혼 10년 만에 아이를 원하게 된다. 힘든 고통을 이겨내고 프레이저를 낳았지만 그 때부터 오히려 힘든 시간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나 역시도 산후우울증으로 약간 힘든 시간을 혼자서 견디어 냈는데 저자 역시도 산후우울증과 혼자서 갓난아이 프레이저를 돌보는 어려움 속에서 점점 더 감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아이가 울어도 그냥 놔두고 돌보지 못한 상태에서 프레이저가 자폐아에 근긴장 저하증이란 장애까지 겹치면서 저자 루이스는 물론 남편 크리스까지 프레이저를 돌보는데 버거움을 느낀다.

 

루이스는 어느 날 기르던 고양이와 프레이저의 모습에서 고양이를 키워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다. 캣츠 프로텍션을 통해 고양이 빌리를 만나게 되고 첫 눈에 프레이저와 빌리는 서로를 마음에 들어 한다. 예상보다 빠른 빌리와 한 식구가 되지만 빌리로 인한 프레이저의 변화가 서서히 일어나기에 루이스는 기쁨을 감출 수 없다. 통제가 어려웠던 프레이저의 여러가지 행동들이 빌리와의 교감을 통해 나아져 가고 새로운 환경에도 서서히 적응해 간다. 물론 둘 사이에 아주 짧지만 위기도 생긴다. 너무 사랑하면 다른 사람보다 자신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프레이저 역시 그렇다. 자신의 고양이라고 믿었던 빌리가 옆집 소녀와도 허물없이 지내자 질투심이 생기고 화가 난다. 허나 이런 짧은 미움, 질투도 둘 사이를 떼어 놓지는 못한다. 빌리를 통해 변화하는 프레이저의 이야기는 캣츠 프로텍션의 모범 사례로 유명세를 타게 된다.

 

프레이저에게 한 없이 위로와 위안이 되는 고양이 빌리.. 빌리 역시 캣츠 프로텍션에 들어온 일을 보면 말을 못하지만 상처가 있다. 이 상처를 프레이저의 사랑으로 치유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에 둘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힘이 되어주는 존재다.

 

주위를 돌아보면 반려동물들을 키우는 집들이 많다. 대부분 개를 키우는 집들이 많지만 고양이가 가진 감정 교감이 이렇게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되면 고양이를 키우는 집들도 점차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나도 반려동물을 키운다면 개 보다는 고양이를 키워보고 싶다. 길고양이와 자폐아 소년과의 우정이 아름답게 다가오는 책으로 둘의 모습이 머릿속으로 상상이 되며 따뜻함이 전해져 와서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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