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토리 재팬 클래식 플러스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임희선 옮김 / 북스토리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여자들이 가진 감성, 생각, 심리를 잘 이해하여 유쾌하고 시원하게 표현해 내는 작가 오쿠다 히데오... '걸'은 여성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직장에서 능력으로 인정받고 싶은 여성, 홀로 아이를 키우는 싱글 맘으로서의 어려움, 누구나가 예쁘다고 말해주던 20대를 넘어 30대에도 여전히 걸로 인정받고 싶은 여성 등등 직장 여성인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유쾌하고 진솔하게 풀어낸다.   

 

띠동갑은 선배로서 후배 직원이 직장생활을 좀 더 빨리 익히고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도 사원으로 뽑힌 주인공이 예상 밖으로 너무나 잘 생긴 후배(신입) 직원을 지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직장 내 여직원들의 눈길을 받는 후배 직원을 보며 남모를 설렘을 가지는 주인공... 자신은 아니라고 말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여직원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막는 형국이 된다. 자신의 마음을 다잡고자 나간 미팅 자리 중 우연히 후배직원을 보게 되는데...

 

히로는 솔직히 가장 마음에 들고 속 시원하게 읽은 단편이다. 30대 여성으로서 빠른 승진을 한 주인공은 능력 있는 부하 직원이라고 믿었던 남자가 자신의 남편과는 달리 쪼잔하고 남성 우월주의에 빠져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중요한 회의 도중 자신을 무시한 이 남자의 행동에 과감히 본때를 보여준다. 더불어 치졸한 부하직원을 동전으로 승부를 가르는 모습은 시원하다.

 

... 예쁜 외모로 인해 사람들의 시선을 받고 즐기던 시절이 흘러가고 있음에 아쉬움을 느끼는 주인공... 백화점 행사장에서 평소 예쁘지 않은 외모로 인해 남자들의 시선을 받지 못했던 경직되고 딱딱하게만 굴었던 여성이 펑크 난 모델을 역할을 하면서 자신의 가슴 저 밑에 묻어 두고 지냈던 여성으로서의 당당함을 보여준다. 그런 여자를 보며 주인공 역시 여자는 개인적인 취향은 설령 달라도 좋아하는 것은 같다는 생각을 한다. 

 

아파트는 할 말은 하는 당당한 여직원으로 살고 싶지만 비싼 월세를 내기 보다는 아파트를 구입하고자 마음을 먹게 되면서 직장생활에서 눈치를 보게 되는 여자의 이야기다. 상대방의 약점 아닌 약점을 잡았다고 생각한 동료 여직원의 예상치 못한 요구에 응하면서 복잡하게 얽히던 일처리를 과감히 제자리로 돌려놓는 용기를 보여주는 주인공의 모습이 멋지다.

 

마지막이며 이혼 후 아이를 홀로 키우는 싱글 맘의 고충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워킹맘... 아들을 위해 당당한 커리어우먼으로 살고 싶지만 그녀의 현실을 고려한 동료들의 배려가 오히려 그녀에게 상처 아닌 상처를 준다. 그런 와중에도 아들에게 멋진 엄마가 되기 위해 철봉에 매달리는 법이나 캐치볼을 배우는 주인공의 모습이 상상이 되어 짠하게 느껴진다. 다 잘 할 수는 없다. 자신의 능력 안에서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 먹은 주인공이 대단하다.

 

역시나 오쿠다 히데오라는 생각이 든다. 직장생활에서 여자가 가지고 있는 감정들을 경쾌하고 유머러스하게 풀어 놓는 이야기가 재밌다. 저자의 작품이 왜 이렇게 사랑을 받고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시간으로 공중그네를 읽었을 때와는 다른 유쾌함을 느꼈다.

 

누구나 젊고 아름다운 시간을 오래도록 잡고 싶다. 걸이었을 때에는 3-40대는 아득히 먼 미래인 줄 알았다. 허나 언제 흐른 지 모르게 후다닥 흘러가고 있지만 마음만은 여전히 순수한 소녀 적 감성을 가슴에 품고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이에 안 어울리게 감성어린 이야기를 해서 옆지기를 당황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마음만은 나 역시 걸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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