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꽃
장 퇼레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각 지방마다 고유의 광기가 서려 있기 마련이다.

브르타뉴 지방에는 모든 광기가 도사리고 있다.     -자크 캉브리-

 

무섭다. 개인도 아니고 한 지방에 도사리고 있는 광기라니... 거기에 브르타뉴란 특정 지방은 다른 지방보다 훨씬 더 광기어린 분위기를 갖고 있다는 것이...  21세기도 아니고 1800년대 19세기라면 이런 분위기가 흐르는 마을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것에 전염되고 무서워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마을을 지배하고 있는 광기를 일곱 살의 어린 소녀 엘렌 제가도(천둥꽃)는 직접 그것이 무엇인지 경험하게 된다. 소녀가 사는 마을에 사람 모발을 사기 위해 나타난 가발 장수는 물론이고 엄마, 아빠의 입을 통해서 마을에 떠도는 죽음의 존재에 대해 느끼고 그것에 매료된다. 어머니의 죽음으로 아버지와 헤어져 천둥꽃은 이모에게 보내진다.

 

요리를 하고 싶었던 천둥꽃은 요리를 통해 사람들을 죽이는 엽기적인 살인마로 점점 그 광기가 더해간다. 따끈한 수프나 고소한 쿠키, 달달한 쨈에 사람들을 죽음으로 이끌 독이 들어 있다. 특별한 원한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그녀는 너무나 당연하게 사람들을 죽이고 다른 지방으로 자리를 옮긴다. 그녀가 가는 곳마다 죽음이 존재하지만 당시에 무서운 콜레라가 돌았기에 충분히 의심스런 상항이지만 그녀의 추천서는 항상 천둥꽃의 보호막으로 자리한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천둥꽃의 엽기적인 살인 행각도 발각되고 만다. 자신이 의심을 받는 상항에서도 천둥꽃은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이 만든 요리를 내놓으며 먹기를 권유한다. 이 얼마나 대범한 행동인가? 헌데 그녀는 여러 정황과 증인들로 인해 살인마임이 들어나지만 스스로 너무나 당당하다. 자신에게 울타리가 되어 줄 가족은 물론이고 그녀에게 친절한 사람이든 아니든 그녀가 죽이는 상대는 대상에 구분이 없다. 마흔여덟 살... 법정에서 그녀가 살인을 저지른 이유를 털어 놓는 이야기는 19세기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으면서도 그래도 그렇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천둥꽃'은 사실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이야기다. 너무나 황당한 이유로 마녀사냥을 자행했던 시대인데 계속해서 살인을 저지르는 여인이 그 오랜 시간 걸리지 않았다니... 엽기적인 연쇄살인마의 이야기지만 섬뜩하거나 무섭다는 느낌보다는 저 여인이 왜 저렇게 달콤하게 죽음을 만들어갈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나라마다, 지방마다 가지고 있는 뿌리 깊은 전설이 존재한다. 바르타뉴 지방이 가진 전설을 바탕으로 장 퇼레가 가진 특유의 문체와 유머가 결합하여 블랙유머가 가진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천둥꽃'.... 광기어린 달콤한 죽음이 가진 진실이 생각할수록 무섭지만 마음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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