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도록 가렵다

미치도록 가렵다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44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6월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김선영의 '시간을 파는 상점'을 재밌게 읽었는데 저자의 신작 '미치도록 가렵다'는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이다.

농담처럼 하는 이야기가 우리나라 중학생 때문에 북한도 쳐들어오지 못한다는 말을 곧잘 듣게 된다. 그만큼 중학생은 다루기 힘들고 작은 불씨 하나만으로도 폭발할 정도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시절이다. 특히나 얌전한 학생도 아닌 학교에서 문제아로 찍힌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헌데 문제아라고 느낀 학생들의 마음속에 간직한 아픈 이야기에 우리는 얼마나 진심으로 귀 기울이고 있었는지...

어린 시절에는 별거 아닌 걸로 아이들의 놀림거리가 되기 쉽다. 전학을 밥 먹듯이 하는 소년 강도범은 아버지의 직장으로 인해 전학을 다니다가 나중에는 불량학생으로 낙인이 찍혀 전학을 다니게 된다. 여기에 자신의 이름을 읽기에 따라 느끼는 심적 상처가 크다. 어머님의 간곡한 부탁으로 이번 학교에서만은 조용히 다니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도범이지만 자신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운 대호를 전학 첫 날 마주치자 심란해진다.

도범이 전학한 학교에 새로 부임한 김수인 선생님...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김수인 선생님은 남다른 애정을 갖고 독서회를 만든다.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서 온 학생들이 많기에 첫날부터 독서회는 유쾌하지 못하다. 

세상의 눈으로 보았을 때 가방에 망치를 넣어가지고 다니는 해머와 새를 닮은 세호, 전학생 도범은 착한 아이들은 아니다. 소년들은 나름의 아픔을 가지고 이겨내려고 노력도 한다. 자신들의 모습에 진심을 보여주는 수인을 통해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한다. 책을 사랑하는 생각이 깊은 소녀 송이담은 수인을 놀라게 하고, 똑똑한 희곤의 변화한 모습이 읽으면서 가장 마음이 아프게 다가온다. 정작 수인은 결혼을 앞둔 완벽한 남자친구가 있지만 좀 더 좋은 스펙을 얻기 위해 미국행을 택하는 그로인해 외롭다.

혼자 자식을 키워야했던 수인의 어머님이 들려주는 장닭에 얽힌 현명한 이야기는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완전히 제 모습을 갖지 못한 중닭은 성장하기 위해서 미칠것 같은 가려움을 견뎌내야 함을 이해하고 인정해주며 기다려주려는 마음... 아이들은 물론이고 세상살이에 힘든 우리들 역시 중닭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