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임금 잔혹사 - 그들은 어떻게 조선의 왕이 되었는가
조민기 지음 / 책비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오천년 역사를 통틀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시대가 조선왕조 500년이다. 조선왕조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중요한 시대였고 그 시대를 호령한 왕들은 치열하게 자신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허나 정통성과 상관없이 왕위에 오른 분들도 계시고 시대의 흐름에 의해 본의 아니게 왕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왕위 자리에 설 수 있었으며 왕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어떤 행동을 취했는지 '조선 임금 잔혹사'는 냉혹한 왕의 자리를 둘러싼 역사적 진실을 낱낱이 알려준다.

 

역사를 돌아볼 때 개인적으로 끌리는 왕이 있고 정말 저 왕은 통치를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걸 하는 왕도 있다. 대표적으로 끌리는 인물은 정조임금님과 군으로 인조반정에 의해 왕권을 물러준 광해군이다. 정조임금의 아버지는 비운의 사도제자다. 사도세자가 학문보다는 무인 기질을 타고났기에 아버지 영조임금의 엄한 규율을 버거워 했으며 대리청정 때 세 번의 양위는 그를 더욱 힘들게 하고 아버지 영조임금과 더욱 사이가 벌어지는 계기가 된다. 소론과 가까웠던 사도세자는 기득권층 노론과 영조임금에 의해 조선왕조 500년 중 가장 슬픈 사건으로 생을 마감하고 만다. 조선 왕조 역사상 세종대왕과 함께 성군으로 일컬어지는 정조임금은 아버지 사도세자가 뒤주에서 죽음을 맞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본 사람이다. 그 슬픔이 얼마나 깊었을지는 충분히 짐작을 하고도 남는다. 세손이지만 노론은 세자를 없애고 싶어 했지만 여든두 살의 영조임금이 세상을 떠나자 드디어 왕의 자리에 오른다. 자신이 생각했던 방식대로 개혁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규장각을 세우는 등 신분과 상관없이 능력 있는 인재를 뽑는다. 새로운 나라를 세우기 위해 노력했던 정조임금은 재위 25년 마흔 아홉 살에 생을 마감한다. 정조임금이 죽자 수렴청정을 시작한 정순왕후로 인해서 정조임금의 개혁정치는 폐지되고 이로 인해 조선은 멸망으로 이끈 안동 김씨 60년의 세도정치가 시작된다.

 

역사를 통해 재평가 받고 있는 인물로 광해군을 꼽을 수 있다. 연산군과 함께 폭군으로 묘사되던 광해군... 광해군은 임진왜란으로 세자에 오르고 피난길에 오른 선조를 대신해 위험에 처한 조정을 훌륭하게 이끈다. 혼란한 시대에 능력을 발휘 했지만 적장자가 아니란 이유로 명나라로부터 세자 책봉을 거부당한다. 우여곡절 끝에 임금의 자리에 오르고 대동법과 호패법을 시행하는 등 왕으로서의 능력을 보여주었지만 대북 세력을 옹호하고 실리외교가 추구했지만 인조반정에 의해 왕위를 내어주고 유배지에서 고독하게 살다가 생을 마감하고 만다. 더불어 광해군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나왔을 때도 재밌게 보았지만 케이블 TV에서 하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어제 보았는데 진짜 광해군은 하나도 멋지게 그려지지 않았지만 광해군으로 나온 광대가 더 왕 같은 이야기가 재밌고 흥미로웠지만 진짜 광해군은 조선 왕 중 능력이 뛰어난 인물임에는 틀림없고 그가 실패한 정치를 펼치지 않았더라면 어떤 임금으로 남았을지 생각해 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조선의 왕 중 가장 한심하고 이런 왕은 없었다면 하는 왕이 인조임금이다. 자식을 질투하고 죽이는 나쁜 아버지에 왕으로서의 능력 역시 없는 최악의 왕이란 이야기에 공감한다.

 

조선의 왕들은 사극이나 책, 영화를 통해서 너무나 익숙하다. 왕위 자리에 오르는 것도 힘들었지만 왕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필사적일 수밖에 없었던 모습이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왕의 자리에 앉은 사람보다 오랜 시간 세자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왕위에 오르지 못한 인물들이 많았음을 새삼 생각해 알게 된다. 권력의 힘을 알고 느낀 사람은 그것을 놓기 힘들다. 한 나라의 군주로 세상을 호령했던 왕들의 진짜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고 왕을 통해 조선왕조 500년을 만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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