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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바람을 따라 떠나다 - 스튜어디스의 세계 도시 여행, 그 빛나는 청춘의 기록
신혜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직업 중 하나가 '스튜어디스'다. 비행기를 타고 세계 여행을 할 수 있는 직업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매혹적인가? 생각만 해도 가슴 두근거리는 직업이다. 나에게 스튜어디스란 직업은 고등학교 학창시절에 친구 중 한 명이 스튜어디스가 되기 위해 항공학과에 들어갈 때까지 조금은 생소한 직업이었다. 헌데 친구가 대학에 합격하면서 스튜어디스란 직업이 정말 매력적인 직업인지 알게 되었다.
스튜어디스가 되려는 사람들은 대개가 국내 항공사에 취직하려고 생각하지만 아랍계 두바이를 기점으로 한 에미레이트 항공사 스튜어디스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신혜은씨의 '낯선 바람을 따라 떠나다'는 6년이 넘는 시간을 항공사 직원으로 근무하며 느낀 이야기, 다른 나라의 여행지를 맛깔나게 풀어내고 있는 여행에세이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크루(승무원)들이 전부 두바이에서 생활하도록 하고 있다. 모르는 사람과 함께 지낸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텐데 생각보다 큰 숙소에 함께 살게 된 사람들과의 일상은 스튜어디스들의 생활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흥미롭게 다가온다.
저자는 참 착한 딸이란 생각이 든다. 시간이 생기면 부모님과 동생과 함께 여행을 가는 모습이 너무나 정겹게 다가 온 이야기는 물론이고 승무원 할인 티켓에 갑자기 문제가 생겨 동생이 다음날 합류한 이야기,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보았을 때의 감상, 편안히 쉴 수 있는 휴가를 봉사활동에 전부 투자하며 가난하지만 욕심도 이기심도 없이 주어진 환경에 만족하며 스스로를 불쌍하지도 안타깝게 여기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행복을 들여다본다. 이외에도 너무나 보고 싶은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 공연을 보기 위해 기꺼이 암표를 구입한 이야기, 팔레스타인을 둘러싼 동료들의 말싸움과 저자 자신이 한 번도 생각지 못했던 팔레스타인의 모습을 생각해 보게 된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승객들의 모습 등등 다양한 이야기들은 저자가 얼마나 열심히 근무하고 삶을 바라보았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여행지 '몰타'란 나라가 있다. 신약성사의 사도행전의 배경이 된 장소로 이 작은 섬나라에 사도 바울의 행적을 담은 기념 교회가 있고 아름다운 해변이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는 나라라고 한다. 유럽의 다른 나라와 달리 개성 넘치는 건물들이 많다고 하니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이제 더 이상 에미레이트 항공사 직원이 아니다. 아랍계 항공사에서 근무하며 많은 승무원들이 외로움에 여성으로서 받아야 하는 어려움, 불편함 등에 빨리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은 것에 비해서 참으로 오래 근무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저자가 자신의 일에 자부심과 성실함을 보여주었기에 그녀가 다른 일을 선택해도 충분히 멋지게 해낼 거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다보니 우리나라 항공사에 근무하는 직원분의 여행에세이고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낯선 곳에서 누구보다도 빛나는 시간을 보낸 신혜은씨... 그녀의 다음 이야기는 무엇일지 어떤 일을 하던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