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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필 - 들어 세운 붓
주진 지음 / 고즈넉 / 2014년 5월
평점 :
죽음의 길목에서 살아난 남자... 그는 자신의 모든 기억을 잃어버렸다. 남자의 잃어버린 기억 속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기에 그가 나타나자 권력의 중심에 선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진 작가님의 '직필'.. 들어 세운 붓은 이인화 작가의 '영원한 제국', 이정명 작가의 '뿌리 깊은 나무'의 사극 소설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란 평을 듣는다. 조금은 생소한 작가의 이 작품에 대한 평이 이토록 높은지는 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느끼게 된다.
자신을 어미라는 칭하는 노파는 미동도 없이 누워만 있는 남자의 배에 귀를 기울인다.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가 더 없이 반갑다. 남자를 위해 밥을 지어주고 지극정성으로 부지런히 안마를 하는 노파의 바람은 하나다. 그가 살아나도 자신과 함께 할 것이란 희망... 허나 남자는 몸을 추스르자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부터 찾고 싶다. 자신을 형님이란 부르는 남자를 통해 그토록 알고 싶었던 이름을 알았지만 의문점은 더더욱 깊어질 뿐이다.
민수영이란 이름 뒤에 가려진 과거의 행적... 자신을 아는 사람들을 수소문하다 현 임금의 형 월산대군의 집에서 잠시나마 노비로 일하게 되고 그에게 한 여인이 눈에 들어온다. 그녀 역시 노비로 그녀는 자신이 그의 아내라며 그가 쓴 글을 보게 보여준다. 자신이 사관이란 직업을 갖고 있었으며 왜 죽음의 생사에 놓이게 되었는지 알 수 있게 된 민수영... 기억을 되찾고 싶은 그의 열망은 오히려 그를 기다린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결과를 가져 올 뿐이다. '월산대군'을 통해서 듣게 된 정숙하다고 알고 있는 아내의 행동을 믿을 수 없다. 민수영은 정체불명의 아내와 함께 붙잡히게 되는데...
권력의 뒤로 밀린 한명회는 다시 권력의 중심에 나서고 싶다. 그가 가진 패는 민수영이 기록한 사초에 있다. 정통성을 중심으로 한 왕의 형제가 관련이 된 역모... 다양한 인물이 사초의 행방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로인해 민수영은 다시 한 번 죽음의 기로에 선다. 그는 과거의 잘못을 바로 잡고 싶다. 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선대왕의 독살에 관련한...
분명 흥미로운 소재의 역사소설이다. 역사의 편찬을 맡아 초고(草稿)를 쓰는 일을 맡아보던 벼슬로 실록 편찬에 참여한 사관이란 직업을 가진 민수영이란 인물을 통해 조선시대 급박하게 돌아가던 왕권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단숨에 읽었을 정도로 흥미롭게 전개된다. 마지막에 성종과 한명회를 중심으로 한 긴장감이 넘치는 장면도 있었음에도 살짝 아쉬움이 드는 것은 왜인지... 사극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이런 점이 보완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면서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져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