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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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스릴러,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 면도 있고 그동안 내가 읽은 북유럽 소설들은 하나같이 스릴러 소설뿐이다. 독자들의 높은 입소문을 탄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는 그동안 내가 읽은 북유럽 소설들과는 확실히 다르고 유쾌하고 유머가 넘치는 재밌는 책이다.

 

주인공 알란 칼손은 100세 생일을 양로원에서 맞지 않기 결심하고 창문을 넘어 탈출을 감행한다. 특별한 계획을 세워 양로원을 탈출한 것은 아니라 무작정 버스를 타기로 한다. 버스를 기다리던 중 '네버 어게인'이란 청재킷을 입은 청년을 보게 되고 그가 알란에게 트렁크를 맡기고 급하게 화장실로 볼 일을 보러 간다. 허나 운명의 장난처럼 청년이 화장실로 달려 간 직후에 버스가 도착하자 알란은 청년이 맡긴 드렁크를 가지고 버스에 오른다. 무릎도 아프고 슬리퍼를 신고 있기에 드렁크에 모자와 신발 한 컬레 정도 들어 있었으면 하는 아주 소박한 마음을 가지고...

 

버스에서 내려 드렁크에 앉아 있던 알란 앞에 그보다 서른 살이나 적은 남자 율리우스를 만난다. 한 편 드렁크를 잃어버린 청재킷 청년은 노인을 찾아 율리우스의 집에 나타난다. 자신으로 인해 위험에 처한 율리우스를 보고 단숨에 청년을 기절시킨 알란... 두 사람은 위험스런 청년을 주방 뒤 냉동실에 가두는데...

 

드렁크에서 나온 5천만 크로나... 허나 문제는 냉동실에서 죽은 청년이다. 아무도 모르게 죽은 청년을 처리하기로 한 두 사람은 함께 대책을 마련하고 길을 떠난다. 한 편 100세 노인의 양로원 탈출이 신문 1면에 실리자 사건을 해결하려는 인물들은 물론이고 청년이 가진 드렁크에 든 돈을 되찾기 위해 범죄조직의 인물까지 노인의 행방을 쫓는다. 허나 예상치 못한 살인사건이 연달아 노인과 그와 함께 움직이는 인물들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란 확신이 드는데...

 

스토리는 100세 노인 알란 칼손의 과거의 시점과 현재 5천만 크로나가 든 드렁크를 가지고 움직이는 그와 그의 동료들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번갈아 전개된다. 알란이란 인물이 부모님을 여의고 폭발제조와 관련된 일에 몸담게 된 사연은 물론이고 아버지의 피를 이어 사회에 악으로 남을 수 있다는 엉토당토 않는 이유로 거세를 당하는 사연은 물론이고 이후 그가 이름만 되면 아는 유명인들과의 만남과 그들과의 관계가 전개된다. 특히 남한으로 가려던 계획을 실행하던 중 러시아의 붕괴, 마오쩌뚱의 아내를 구해주고 북한에 도착해 김정일, 김일성 부자를 만난 이야기 등등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과 인물들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는 일종일관 유머스럽고 유쾌하여 웃을 수밖에 없다.

 

나이를 떠나 이처럼 유쾌한 주인공을 어디서 찾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100세 노인을 주인공으로 했지만 그 속에 들어 있는 유쾌한 유머에 빠져 즐겁게 읽은 책으로 엄청난 평가와 상을 휩쓴 요나스 요나손 역량이 온전히 느껴진다.

 

이 책의 주인공을 곧 영화관에서 만날 수 있다고 한다. 한동안 케이블 TV에서 한 여행 프로그램에서 우리의 꽃할배들이 높은 인기를 얻었다. 비록 짐꾼이 함께 했지만 나이를 잊고 배낭여행을 떠난 꽃할배의 모습이 무척이나 신선하게 느껴졌는데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알란 칼손 역시 영화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무척이나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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