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렵 누군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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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란 이름만 보고도 선택하게 되는 그의 책... 얼마전에 읽은 연작소설 몽환화가 무척이나 좋았는데 '그 무렵 누군가'는 단편소설이 가진 묘미를 느끼게 해주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 단편소설인 '수수께끼가 가득'은 거액의 유산을 남기고 죽은 부자 아버지의 유언장을 둘러싼 자식과 갑자기 나타난 생각지도 못한 배다른 혼외자식... 이들 중 한 사람과 연관되어 있는 한 남자의 욕심과 예상치 못한 죽음... 대충의 스토리에서도 알 수 있듯 살인은 결국 욕심이 화를 불러 온 결과다. 아니 욕심을 부르게 만든 유언장이 문제일지... 이도 아니면 유언장과 상관없이 재산 분배를 몰랐던 것이 화근일까?

 

남자도 무섭지만 여자는 더 무섭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두 번째 이야기 '레이코와 레이코' 완전 범죄가 될 수도 있었던 살인사건이 엉뚱한 방향에서 일이 터져 완전 범죄의 겉모습을 벗게 된다. 세 번째 이야기는 우리나라 아침 막장 드라마에서 흔히 보아왔던 소재라고 생각해도 좋을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결혼 오래도록 아이가 생기지 않아 드디어 아이를 입양하는 날... 남편은 그들에게 아이를 입양할 수 있게 도와 준 여인에게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과거의 기억 속 연인이 떠오르고 그녀의 죽음의 진실을 담은 '재생 마술의 여인'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기도 했고 기억에도 남아 있으며 어느 책에선가 본듯한 느낌을 받은 '아빠, 안녕' 사랑하는 아내가 죽었다. 허나 아내의 영혼은 딸의 몸에 살아 있다. '명탐정의 퇴장'은 책을 집필하려고 마음 먹은 탐정으로 인해 곤란함을 느끼는 이야기, '여자도 호랑이도'는 아빠, 안녕과 함께 인상 깊었던 작품으로 인생이란 게 어쩔 수 없이 선택의 연속이다. 한 남자가 남자를 밝히는 영주의 첩과 관계를 맺게 되면서 그는 살기 위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세개의 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영주의 첩이 알려준 번호를 선택하며 모든 것을 운명에 맡기는데 이 선택은 다른 문을 선택하는 것보다 결코... '자고 싶어, 죽고 싶지 않아' 역시 여자의 두 얼굴과 내면의 악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마지막 작품인 '20년 만에 지킨 약속'은 어린 시절 친구를 잃은 상처를 가슴에 묻어 둔 두 남자의 이야기다. 그들이 결혼을 해도 아이를 갖지 않으려는 이유가 너무나 안타깝게 느껴졌는데 다행히 과거의 사건 속 인물의 아버지가 편지로 인해 그들은 물론이고 그들의 배우자들도 편안해질 수 있어 다행이다 싶었다.

 

단편소설 하나하나가 가진 재미가 나쁘지 않았고 여덟편의 작품 중 인상 깊은 작품도 세 편이나 되고 나름의 반전과 숨어 있어 재밌게 읽었다. 내용 중 상당수는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다. 다만 하나 아쉬움이 있다면 다작을 하는 저자가 조금 작품 수를 줄이고 예전처럼 독자의 마음을 확 잡아당기는 멋진 작품을 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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