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미술사 박물관 마로니에북스 세계미술관 기행 12
실비아 보르게시 지음, 하지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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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하지 못한 해외여행... 어렵게 떠난 여행이기에 알찬 여행을 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해외계획을 세울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일반적인 것을 빼고는 여행지에서 꼭 들리고 싶은 곳을 체크하는 과정에서 나는 박술관과 박물관을 꼭 체크해서 넣는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유명 미술관, 박물관은 빼놓을 수 없는 여행코스지만 거리상, 시간상, 단체로 떠나는 패키지 상품의 여행일 때는 여행코스에 들어 있지 않으면 볼 수가 없어 아쉬움이 남는 경우가 많다. 언어적 한계와 함께 할 동행자(아들)가 시간이 된다면 내년 가을쯤 동유럽으로 여행을 떠날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오스트리아 최대라는 평을 듣고 있는 '빈 미술사 박물관'에 관심이 갖고 어떤 예술품들이 있는지 궁금했다.

 

미술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기 전에 빈 미술사 박물관의 탄생과 역사에 대한 설명이 있다. 자칫 미술품만 보고 지나치는 아쉬움이 생기지 않게 만들어 준다. 빈 미술사 박물관은 유럽 제일의 명문가인 합스부르크 왕가와

깊은 관련이 있다. 합스부르크 왕가 사람들이 보여준 예술품에 대한 깊은 열정으로 많은 예술품들이 갖추어진다. 허나 전쟁으로 인해 위험에 처한 경우도 있었다. 도시정비계획과 함께 미술사, 자연사 박물관이 건축된다. 황제가 물러난 1918년 공화국이 선포되면서 자연스럽게 박물관은 국가 소유가 되며 유대인인 로트쉴트 남작외 많은 기증자들의 기증이 늘어나 더욱 확장되었다.

 

빈 미술사 박물관에 소개된 그림들의 상당수는 종교와 관련된 그림들과 초상화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역사 속 인물, 왕가 사람들을 담은 그림도 보인다. 라파엘로, 벨라스케스, 루벤스, 렘브란트 등 이름만 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거장들의 그림도 볼 수 있지만 거장임에도 미술적 소양이 부족한 나로서는 반성하게 되는 계기도 되었던 낯선 이름의 화가들도 보인다. 이탈리아 화가 '로렌초 로토' 역시 낯설다. 그가 그린 성모자와 성인들에서 볼 수 있듯이 명암을 통해 확실히 구분되어 지는 색채감이 느껴지는데 왜 몰랐을까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그림이다. 특히나 그림을 따로 확대되어진 부분에서도 나왔듯이 순례자 야고보와 다른 인물들을 명암을 통해 잘 묘사하고 있다. 초현실주의 화가이며 궁중화가인 '주세페 아르침볼도'는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모습의 그림을 그리는 화가다. 계절을 나타내는데 과일, 채소, 꽃을 통해 인물의 얼굴을 표현한다. 시대를 앞서가는 기발한 모습의 그림을 그린 그를 따라하는 화가들이 많이 생겨났을 정도다. 너무나 유명한 여인 클레오파트라의 죽음을 이토록 아름답게 묘사된 그림이 있었나 싶은 '귀도 카냐치'의 '클레오파트라의 자살'은 상당히 감각적인 느낌의 그림이란 생각이 든다. 분명 클레오파트라는 물론이고 그녀를 둘러싼 여성들의 모습은 죽음이란 어두운 상황에서도 여성이 가진 관능미를 느끼게 한다.

 

하나같이 뛰어난 예술작품을 그린 화가와 작품에 대한 설명이 친절하게 되어 있다. 여기에 세밀히 그림을 나누어서 설명하는 부분이 따로 있어 모르고 지나치기 쉬운 그림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미술에 대한 눈이 있지 않으면 그냥 눈으로만 즐기기 쉬운데 미술품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어 즐겁게 읽었다. 미술품에 대한 설명이 참으로 친절한 책이라 미술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책이다. 책의 뒷부분에 빈 미술사 박물관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개장시간, 휴관일, 교통편 등이 담겨 있어 미리 알고 가면 낭패를 보는 일이 없을 거라 여겨진다. 앉아서 빈 미술사 박물관의 작품을 즐길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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