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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처방소 1
오일구 지음 / 코치커뮤니케이션 / 2014년 3월
평점 :
색이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한다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다. 예전에는 결코 생각지 못했을 색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시도를 통해 여러 방식에 활용한다는 것을 흥미롭게 생각한 적도 있었다. 색을 소재로 새로운 형태의 미스터리 소설이 나왔다는 글을 보며 관심이 가졌던 오일구 작가의 '색채처방소'를 읽게 되었다.
책의 제목과 같은 '색채처방소'는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색채물리학을 전공한 색체심리학자인 '비엘'이란 여성이 설립한다. 그녀의 본명은 문차련으로 ED케미칼란 거대 기업을 이끌고 있는 주인의 후계자의 절대적인 신임과 후원을 받고 있다. 그녀의 도움을 원하는 사람들은 색채처방소를 찾는다. 어느 날 비엘이 자주 가던 커피숍에서 즐겨보던 잡지를 집었다가 하나의 사진이 시선을 잡아끈다. 노란색을 뒤집어 쓴 남자의 모습... 남자는 행위예술가로 몸에 색깔을 입히던 중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킨다. 이 사건은 결국 일명 노란 송장 해프닝으로 끝이 난다. 허나 사건을 취재한 조문희 기자가 바로 잡지의 발행인으로 그녀의 이름을 본 비엘은 무언가에 이끌리듯 이 사건의 중심인물에 대한 조사를 하고 싶다. 조사는 자신을 잘 따르는 동생 함도원이란 남자에게 부탁을 한다. 도원은 조기자를 찾아갔다가 존재하지 않아야 할 색인 '환홍칠고'를 보게 된다. 눈을 뜨고 있어도 보이지 않는 색으로 알려진 환홍칠고... 역사의 시작과 끝을 다스릴 수 있다는 색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도원이 환홍을 알아보았다는 것은 그가 색에 의해 선택된 남자라고 한다. 도원의 등장은 색을 수호하는 호위무사 집안을 이끌고 있는 여성에게 이제 때가 되었다고 느끼게 만든다. 이미 몇 년 전에 호위장의 자리를 딸에게 맡겼기에 그녀는 9가지의 순백색 가문을 통해서 사폐를 없앨 수 있는 두루마기를 찾으려 한다.
직물에 물을 들이는 염료단지에 생긴 커다란 웅덩이 '삼도천' 저승으로 가는 도중에 있다는 내란 말을 들을 정도로 이곳은 썩은 폐수로 이루어진 곳이다. 삼도천에서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을 범죄수사 전담반 CCI 1팀장인 허대호는 녹색 달을 보았다는 '혁'이란 소년을 만나게 된다. 비엘 역시 혁이란 소년을 만난다. 헌데 혁이 갑자기 사라지고 행방을 알 길이 없다.
아주 오래 전 옛날에 황공이 존재했고 황공은 아홉 가문에서 만들어 낸 순백의 9가지 색과 이 색을 제외한 잡색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색의 나라 황공의 역사와 흐름... 그들이 어둠의 존재 사폐(死廢)에 의해 황공은 오래전에 사라진 과정을 알려준다. 황공이 사라질 때 호위무사 가문과 9가지 순백색을 가진 가문도 위험에 처하자 그들은 후손에게 맥을 이어가기를 원한다. 잡색을 만들던 가문 역시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들을 도와 준 불미 가문...
60년 전에 색에 혼을 집어넣는 의식을 주관하던 여인 '채천'을 납치한 사건에 외국인이 있다. 재천은 비엘을 끔찍이고 아끼는 남자의 어머니로서 혼색에 오염되어 자신이 납치 되었다는 것도 모른 체 납치 된 여인이다. 그녀의 바람대로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지만 이 또한 의식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외국인의 계획에 의해서다. 사폐를 만들고 이익을 꾀하려던 자, 사라진 사폐는 대를 이어 가장 중요한 임무를 맡은 집안에 내려오고 있었다.
기존의 책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색을 통해 풀어내는 스토리가 무척이나 흥미롭게 느껴지는 면은 있다. 그럼에도 토리가 가진 스케일이 크고 다소 복잡한 이야기라 집중하기가 생각보다 힘들었다. 처음부터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히 황공이란 나라와 인물들, 색, 가문에 대한 짧은 설명이 있었다면 스토리를 즐기면서 책을 읽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만큼 책 읽기에 바빠 이야기가 주는 재미를 크게 느끼지 못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색이 다르다. 별다른 생각없이 색을 대하였는데 이 책을 통해 색을 바라보는 시선에 조금은 다른 느낌이 들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