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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프루스트 : 독서에 관하여 ㅣ 위대한 생각 시리즈 1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유예진 옮김 / 은행나무 / 2014년 4월
평점 :
올바른 책읽기는 어떤 방법일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책을 좋아하고 책을 가까이 하고 있고 책 읽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있지만 여전히 책읽기는 나에겐 어려운 일이다. 개인적인 취향 탓에 책장이 술술 잘 읽히는 스릴러,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다. 편중된 독서 습관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을 항상 갖고 있었다. 너무나 유명한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평론가로서 자신의 예술론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저자 마르셀 프루스트의 독서에 관한 책이 나와서 그의 독서법은 무엇인지 궁금하고 알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마르셀 프루스트 - 독서에 관하여'... 솔직히 어렵게 느껴지는 책이었다.
나는 책을 읽는 습관을 어떻게 만드느냐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이 있다면 좋은 책을 접할 기회가 더 많을 것이다. 설령 이런 환경이 아니더라도 우연한 기회에 자신을 확 잡아끄는 한 권의 책으로 인해서 인생 전반에 걸친 독서습관, 독서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영국의 대문호 존 러스킨을 7년이란 오랜 시간을 두고 탐독한다. 한 명의 작가에게 빠져 그의 작품을 완전히 탐독한다는 것 자체부터 흥미롭겐 느껴졌으면 마르셀 프루스트니까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러스킨을 중심으로 토대로 독서에 관하여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러스킨은 독서는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 중에 지혜롭고 훌륭한 인격을 갖춘 사람과의 대화라고 말한다. 허나 푸르스트는 이런 러스킨의 이야기가 현실속 대화에서는 일치하기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책을 마침으로 작가는 이야기를 끝내지만 독자는 그 때부터 이야기의 시작을 경험한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작가의 생각이 창작을 통해서 탄생한 책을 통해 엄청난 경험을 하게 되고 삶이 총족해짐을 느끼게 된다.
러스킨의 책을 통해서 저자의 생각을 담은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데 여기에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바이런, 셰익스피어를 비롯한 다양한 문학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보다 더 높은 예술적 작품으로 평가하고 있는 아미앵의 성모상은 어떤 느낌일지 솔직히 많이 궁금하고 실제로 보고 싶은 욕구가 막 생긴다.
책은 두 개의 단락으로 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러스킨의 작품들을 두고 이야기하는 부분과 뛰어난 미술작품을 남긴 화가들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화가들의 이야기도 좋았지만 이름 정도는 알고 있었던 화가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루이 15세 통치 시기에 프랑스에서 유행했던 장식적이고 화려한 미술 양식을 활동할 당시 로코코 양식의 대가로 꼽는 사람 중 한 명인 '장 앙투안 와토'... 와토를 두고 푸르스트는 자신에게 연민을 불러 일으키는 화가라고 한다. 와토의 사람됨을 이야기하는 가발에 얽힌 에피소드는 물론이고 육체적인 고통과 절망감으로 죽음을 목전에 두고 힘든 와토의 상태에서 진실함과 용기를 말하는 이야기는 흥미롭게 느껴진다. 인상파 화가인 '클로드 모네'.. 자신의 작품에 담아 낸 작품들을 보며 좋아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했을 정도로 모네의 작품을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장소가 어디든 직접 보고 싶어 한다. 모델 엘리자베스 시달과 그녀를 캠버스에 담아 낸 로세티의 사랑과 결혼, 죽음... 이 매력적인 여성이며 예술가였던 엘리자베스 시달과 러스킨과의 인연, 로세티와 시달의 사랑은 푸르스트의 관심을 끈다.
독서가 가진 힘은 크다. 정신을 살찌우는 양식이란 표현을 쓸 정도로 책 읽기는 사람들에게는 풍요로운 삶을 만들어주는 요소다. 푸르스트가 들려주는 독서에 관한 이야기... 러스킨을 비롯한 위대한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무척이나 깊이 있게 담겨진 책이라 여겨지면 역자해설을 따로 뒷부분에 마련되어 있어 저자는 물론이고 궁금한 인물에 대해 찾아볼 수 있게 세심하게 담겨져 있다.
위대한 생각 시리즈의 은행나무에서 계속해서 나올 작품들이다. 이 시리즈의 1번째 책으로 마르셀 푸르스트의 작품을 만나 너무나 즐거웠고 서양고전문학과 인문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만족할 거란 생각이 든다. 생각처럼 독서에 관해 쉽게 다가오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 고전이 가진 매력과 인문학이 주는 재미를 새삼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 나올 위대한 작가들은 누굴지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