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좋아진 날
송정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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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하는 사람들은 행복함이 얼굴에 묻어나 있다. 보는 사람을 즐겁게 하는 사랑의 전염성을 가진다. 시대가 변하여 연애는 사랑할 수 있는 끌리는 사람과 하지만 결혼은 이런저런 조건에 걸맞은 상대를 고르는 것이 흉이 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다. 반드시 사랑이 결혼으로 이어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사랑보다는 다른 조건이 더 우선시 되는 모습에 씁쓸함을 감추지 못한다.

 

누구에게나 내가 사랑하는 상대가 세상에서 제일 멋지고, 예쁘며 사랑스럽다.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는 잣대가 아니라 내 마음으로 느껴지는 사랑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너무나 쉽게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소소하지만 깊은 사랑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당신이 좋아진 날'... 사랑, 연애에세이가 가진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게 다가오는 책이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아서 슬프고 안타깝기에 아름답고 말한다. 내 생각도 같다. 첫사랑이라기보다는 풋사랑에 가까운 감정은 대부분 초등학교 시절에 선생님이나 이성 친구에게 느끼게 된다. 책에도 많은 풋사랑을 겸한 첫사랑이 나온다. 그 중에서는 상대를 향한 마음을 한 번도 들어내지 못한 첫사랑도 있고 시간이 흐른 후 자신의 마음을 알린 경우도 있다. 헌데 저자의 글처럼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고 가슴에 간직해야 더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그런 첫사랑을 간직하고 있는 내가 좋다.

 

짝사랑하던 오빠 때문에 열심히 공부해서 여대생이 되어 당당히 나서려고 했을 때 첫사랑 남자는 이미 한 여인의 남편으로 부모님을 도와 장사를 하고 있거나 자신을 좋아했다는 것도 모르고 지내다가 요양보호사로 가게 된 집 아주머니의 아들이 바로 자신의 초등학교 동창생이고 동창생의 딸을 통해 동창생이 자신을 10년이나 짝사랑 했고 딸의 이름도 짝사랑 소녀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 느낌은 어떠할지... 짜장면집 배달원과 여자의 사랑은 학력, 집안수준 등의 조건과는 상관없는 순수한 사랑이기에 이런 사랑도 존재하는구나 싶어 때 묻은 내 마음을 꾸짖기도 했다. 한마디로 이런 남자는 만나지 말아야 하는 조건을 가진 남자가 한 여인이 눈에 들어오고 그녀의 사랑을 얻지만 개버릇 남 못준다고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 여자를 슬프게 만든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분명 한심하고 어처구니 없을지도 모를 선택을 하는 여자... 여자의 기다려주는 사랑이 결국 남자를 돌아오게 만들고 행복한 생활을 가져다준다. 교통위반 딱지를 통해 만난 남녀의 사랑,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여자를 사랑하게 되지만 결국 그녀의 선택을 존중해 주는 남자의 사랑, 연애는 좋지만 결혼은 결단코 거부하는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의 이야기,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인해 사랑하는 여자를 놓쳐야 했던 남자가 듣게 되는 여자의 안타까운 이야기, 사랑은 노력하는 사람이 쟁취하게 되어 있다고 사랑하는 여성에게 불러 줄 노래를 배우기 위해 온 남자를 사랑하게 된 보컬선생님이 결국 이루어낸 해피엔딩, 옆 반 여학생에게 받은 연애편지의 주인공 소녀를 직장인과 걸 그룹으로 만나게 된 사연... 현실에서도 이런 일이 있구나 싶어 신기하게 여겨지기도 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평범한 사람들의 사랑이야기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내 지난 첫사랑은 물론이고 현재의 남편과의 연애 시절을 떠올려 보게 된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게 우리네 삶이라고 한다. 보통 사람들의 사랑이야기에 웃기도 하고 마음이 안타깝게 다가오기도 한다. 아름다운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랑의 모습이 있을까 싶어 즐거웠다. 이 책의 묘미는 저자가 다른 사람들의 사랑이야기를 들려주며 자신이 알고 있거나 듣는 이야기는  물론이고 문학작품, 영화 등에 나온 사랑이 가진 다양한 모습과 생각을 들려주는데 사랑이 가진 발전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어 재밌었다. 충분히 공감이 가고 마음이 따뜻한 사랑이야기가 저자의 직업에서 오는 부분도 있어 라디오의 사연을 듣는 것처럼 편안하면서도 감미롭게 다가온다.

 

책을 읽어내려 갈수록 내 사랑이야기도 아닌데 나도 모르게 응원을 하거나 이건 아닌데 하는 마음이 살짝 들기도 했다. 사랑은 국경도 초월하고 세상이 보는 잣대와 상관없다고 말한다. 헌데 내 나이가 40대 중반이고 자식을 키우는 입장이다 보니 이들의 사랑이야기가 내 이야기보다는 내 자식의 이야기와 같다면 하는 쓸데없는 상상을 하게 되다보니 이런 필요 없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햇살도 따뜻하고 화창한 요즘 같은 날 읽으면 좋은 책이라 여겨지며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감동과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사랑이야기에 빠져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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