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서른이 좋다 - 행복한 서른을 찾아 떠난 인도.네팔 그림 여행기
최창연 지음 / 넥서스BOOKS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내 나이 서른에 난 무엇을 했던가? 이십대 중반에 결혼을 해서 아들을 낳고 손에 잘 익숙해지지 않는 가정 살림과 육아로 인해 정신없는 생활에 쫓겨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서른을 보냈다. 지금이라면 아마 나도 다른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드물게 아주 한 번씩 생각해 볼 때가 있다. 지난 온 청춘이 살짝 그립다는 것이지 결혼 자체를 후회하는 것은 아닌데도 왜 한 번씩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인지... 그만큼 요즘 젊은 사람들이 가진 자유로운 생각과 용기 있는 결단력이 부럽기 때문이란 생각을 해본다.
 
젊기에 실수해도 좋고 실패해도 괜찮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기에 젊은 시절에 이런저런 인생 경험을 많이 해보는 것을 적극 권장하는 입장이다. 어딘가에 소속되면 자신만의 시간을 내기 힘들어진다. 특히나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30대는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더 힘들지 않을까 싶다.
 
저자는 서른의 문턱에서 무작정 배낭을 짊어지고 여행을 떠난다. 저자의 여행지는 숙박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싸고, 시간적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북인도와 네팔이다. 물리치료사란 안정적인 직업이 있었지만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만과 불안감으로 도피하듯 떠난 여행이다. 굳이 인도여야 하는 이유는 없지만 마음이 가는 곳이 인도였고 영화를 통해서 보았던 김종욱도 찾을 겸해서... 다른 사람에게 핑계처럼 말한 김종욱 찾기는 분명 황당한 이유다. 그럼에도 인도에 가면 김종욱을 찾지는 못해도 임수정, 공유씨가 갔던 장소에 대한 감상을 남아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2012년 7,8월에 나 역시도 북인도를 한 달 동안 아들과 함께 여행하였기에 저자가 말한 몇 몇 장소는 알고 있다. 우리 역시도 특별한 계획 없이 인도에 가면 다 될 거란 생각에 비행기에서 내려 파하르간지부터 찾았다. 이곳에는 한국 사람이 많이 찾는 두 개의 식당? 카페가 있기 때문이다. 저자 역시도 한인카페 '인도방랑기'를 통해 저자보다 어린 새로운 여행 친구를 만나게 된다. 나와 아들도 이 곳에서 지방에 사는 세 자매를 만났고 그들과 함께 거의 20일을 함께 '레'까지 여행을 하였기에 낯선 타국에서 마음에 맞는 새로운 여행 동무를 만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잘 알고 있다. 혼자가 아닌 둘, 둘보다 셋, 넷... 여행 친구가 늘어나면 그 만큼 불안감은 줄어들고 즐거움도 커진다.
 
우리가 여행했던 여행지가 나오면 반가움에 들여다보게 되고 우리가 안 가본 도시가 나오면 이곳은 어떤 매력이 숨어 있는지 알고 싶어진다. 조드푸르.. 이곳에서 김종욱 찾기와 관련된 이야기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저자가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이라고 말한 '메헤랑가르 성'은 우아함과 환상적인 매력을 발산하기에 천사와 악마를 말했을 정도니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시 인도여행을 생각하고 있기에 찜해 놓는다. 더불어 자이살메르에서의 낙타여행도 함께....
 
여행을 하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위기를 만날 때가 있다. 저자 역시 후배가 아팠을 때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금액의 폭탄을 맞으며 눈 뜨고 도둑맞는 경험을 하게 된다. 여기에 나도 인도 여행을 하루 남겨두고 아그라에서 물로 인한 배탈이 난 적이 있기에 아는데 인도에서 물에 의한 배탈이 나면 정말 정신이 아득해짐을 느낀다. 무조건 물은 사먹고 뚜껑이 열려 있으면 마시면 안 되는데 미심쩍지만 돈이 아까워 그냥 마신 물로 인해 저자는 엄청난 고생을 한다. 더불어 할머니마저 급속도로 몸이 안 좋아지셔서 한 달이란 시간을 받았기에 그냥 여행을 중도 포기하고 돌아갈까 하다가 네팔로 넘어가 안나푸르나 트래킹을 완주하고 돌아간다.
 
30일간의 인도, 네팔 여행에서 저자는 무척 성숙해졌을 것이다. 우리가 듣던 것보다 인도도 사람 사는 곳이고 나쁜 사람이 있는 것처럼 착한 사람이 더 많은 곳이다. 책을 읽다보니 커피에 크림 듬뿍 들어간 비주얼처럼 보이는 짜이, 바라나시에서 하루에 한두 번씩 찾아갔던 블루라씨 집의 여러 종류의 라씨를 비롯해서 처음에 입에 맞지 않아 먹지 못했던 인도 로컬 음식까지 지금은 다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사진도 좋지만 저자의 솜씨가 돋보이는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여행지를 더욱 매력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저자는 여행을 통해 좀 더 단단해지고 성숙해졌다. 내 나이 서른에 저자와 같은 여행을 못 떠나 본 것이 못내 아쉽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기회 있을 때마다 아들과 함께하는 여행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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