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변태
이외수 지음 / 해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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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색깔이 확실한 작가 이외수님... 오래간만에 이외수 작가의 신작소설을 만났다. '완전변태'... 단편소설 속에 담고 있는 이야기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들여다보게 해주는 날카로움이 잘 표현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평소에 단편 보다는 장편소설을 선호하지만 오래간만에 만나 이외수 작가의 작품이고 작가님만의 유머가 확실히 살아 있어 즐겁게 읽었다.

노점상을 하며 애지중지 키운 아들을 판검사 시키기 위해서 지독하리 만큼 냉혹한 면을 보이는 아버지의 모습을 알기에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시험에 합격 했다. 기쁜 소식을 전하러 가는 와중에 마주친 노인에게 들게 되는 쓴 소리... 3년 동안 썩지 않는 아버지의 손가락이 가진 뜻을 잘 헤어리라는 '소나무에는 왜 소가 열리지 않을까',​ 시골에 대한 안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서울 태생의 여교사가 특별한 관계도 아닌 다른 남자에 대한 감정으로 인해 자신이 머무르는 집 막내아들과 함께 낯선 섬에 가게 된다. 그곳에는 아이들이 한동안 결석을 하며 잡아다 준 다람쥐가 섬을 점령하고 있다는 것을 보게 된다. 감정도 없는 남자의 과도한 집착을 보게 되고 오해로 비롯된 이야기로 남자는 안타까운 선택을 한다. 살짝 불편한 감정을 가지고 떠난 시골... 시간이 흐르고 시아버지에게 듣게 된 이야기를 통해서 지난날을 떠올리는 '청맹과니의 섬', 한 남자의 편향된 지독한 돌 사랑을 담고 있는 이야기 '해우석', 제목과 같은 완전변태는 나란 인물이 교도소 내의 여러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대마초를 피우고 호랑나비로 변신을 시도하는 애벌레처럼 꿈틀거리는 행동을 일삼는 남자도 있고 과외 공부를 가르치다 여학생의 엄마와 불륜을 저지르고 이를 목격한 여학생을 성폭행 한 대학생, 대학생에게 수시로 짓궃은 이야기를 묻는 조폭, 여성의 팬티에 매료된 티팬티 예찬론자, 그리고 이들을 지키는 교도관들의 모습을 담아 낸 '완전변태'... 특히나 교도관들이 나란 인물을 글 쓰는 사람이라고 이야기 한 것을 보면 혹 이외수 작가님의 경험담은 아닐까 싶은 생각도 살짝 들었다. 어린 소년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청년에게 따끔함을 노인과 이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군중심리를 잘 보여주는 작품 '새순', 아름다운 고려청자를 바라보는 남다른 시선을 가진 칠순의 노인과 진짜를 알아보지 못하는 도공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명장', 신문기자란 직업을 가진 남자가 낚시터에서 만난 외눈박이 노인을 만나게 된다. 그가 낚시를 하고 있는 낚시터가 가진 이름의 의미와 전쟁으로 그 속에 잠들어 있는 사람들.. 정치와 권력의 노예로 전략한 신문과 기자를 비꼬는 '파로호', 썩을 대로 썩은 미술 세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알게되고 이를 사람들에게 알리려는 한 무명화가의 이야기를 담은 '유배자', 자신이 재림예수란 한 남자의 황당하지만 어이없는 이야기와 만나게 되는 '흉터'는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교회가 가진 어두운 면을 확실히 보여준다. 전과자가 목사가 되고 돈을 추구하는 교회의 모습은 실제 이런 교회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들게 한다. 마지막으로 순진한 시골남자를 이용해 결혼하고 돈 되는 것을 가지고 도망치는 신부들을 고용한 결혼정보업체와 그 곳에 속해 있는 사람들을 통해 우리 사회가 사람의 됨됨이는 따지지 않고 오직 학력과 권력, 부를 우선시하는 현실을 신랄하게 비꼬아 주고 있는 '대지주'까지 하나하나 단편들이 가진 이야기를 통해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던 어두운 심리, 양심을 들여다 보게 만든다.

 

사람이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게 되어 있다. 순수했던 마음도 시간이 지나며 사회의 때가 묻고 거기에 익숙해져서 양심의 가책 없이 태연히 작은 실수나 속임수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되어버린 세상... 옳고 그름을 떠나 우리의 모습이 어떠한지 돌아보게 하는 신랄하고 날카로운 이외수 작가님만의 유머가 살아 있는 책이다. 이번에도 역시나 기대했던 재미를 선사해주는 이외수 작가님의 '완전변태'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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