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알사냥꾼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염정용.장수미 옮김 / 단숨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의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면... 그것이 설령 옳은 행동이라도 신념대로 행동에 옮겨야 하는 것이 맞는가? 혹 내가 못 보고 지나친 것에 진실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닌가? 한 번쯤 의심을 보아야 한다.

 

'눈알사냥꾼'은 독일 사이코스릴러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제바스티안 피체크의 신작소설이다. 전작 '눈알수집가'는 스릴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름은 들었을 정도로 꽤 알려진 작품이다. 눈알수집가는 읽어야지 생각만 하다가 놓친 작품인데 우연히 '눈알사냥꾼'을 만나게 되었고 저자가 책의 앞부분에 말했듯이 전작을 읽지 않아도 될 만큼 하나의 독립된 소설이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범죄 전문 기자 알렉산더 초르바흐는 전작에서 자신이 신임하고 아끼던 인물에 의해 아내가 죽고 어린 아들은 납치당한 상태다. 정해진 시간 안에 아들을 찾아야 하는 범인과의 게임에서 그만 늦어버린 알렉산더... 사랑하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그는 범인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실행에 옮긴다. 또 한 명의 주인공은 맹인 물리 치료사 알리나다. 그녀는 남다른 능력을 지닌 소유자다. 알리나는 세 살 때 놀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눈이 먼다. 그녀의 불행은 앞이 안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알 수 없는 인물에 의해 끔찍한 성폭행을 당한 어두운 과거를 간직하고 있다.

 

범인의 제안대로 아들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알렉산더... 허나 그의 바람과는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 아들 대신에 죽고 싶었지만 그를 살려 낸 사람들에 의해 그는 다시 범인을 추적할 수밖에 없다. 알리나 역시 강간범에 짐승으로 불리는 남자를 만난다. 그는 세계적인 안과의사 주커 박사로 납치한 여성들의 눈꺼풀을 도려내고 강간한 인물이다.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정신적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자살하고 만다. 직접적인 살인자는 아니기에 주커 박사를 더 이상 잡아 둘 수 없게 된 경찰들은 알리나의 영적 능력을 활용해 보려고 한다. 허나 경찰들의 말과는 달리 주커 박사는 알리나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으며 알리나에게 빛을 찾아 준다는 엄청난 제안을 하게 된다.

 

복잡한 심경의 알리나는 자신을 찾아 온 한 여성을 만나게 된다. 그녀는 병원에 있는 자신에게 사진 한 장을 주고 간 사람이 주커 박사란 것을 알려 준다. 또 다시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여자의 딸을 찾아주고 싶은 알리나...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알리나는 알렉산더와 만남을 갖게 되고 이로 인해 알렉산더는 주커 박사와 눈알수집가와 연관성을 알게 되는데...

 

무엇보다 주커 박사가 털어 놓는 이야기가 완전하게 틀리다는 말은 못하겠다. 우리는 피해자의 아픔을 먼저 본다. 헌데 피해자의 빠른 행동이 뒤에 있을 다른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피해자이면서도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크게 공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맞는 면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다. 사회에 불만이 많은 사람도 아니고 명성, 부, 행복한 어린 시절을 가졌어도 아무런 이유 없이 사이코패스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 충분한 예상된 결말이 아니어도 현실에서는 이와 비슷한 모습을 갖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결말까지 좋았다.

 

알렉산더는 옳은 행동을 했다고 믿었는데 정작 진짜 그림은 못 보고 범인이 만들어 놓은 그림만 보고 만다. 예상치 못한 반전이 소름 돋게 할 정도로 섬뜩하지 않으면서도 참~ 앞으로 알렉산더의 삶이 참으로 힘들겠구나 하는 안타까움이 남는다.

 

저자가 책 처음에 밝힌 것처럼 눈알사냥꾼이 충분히 독립적인 이야기다. 이 책을 통해 눈알수집가의 내용을 어느 정도 짐작이 되어도 눈알사냥꾼이 좋았기에 눈알수집가를 읽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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