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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랜드
스티븐 킹 지음, 나동하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참으로 오래간만에 스티븐 킹의 신작 소설을 읽었다.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란 평을 듣고 있을 정도로 두말할 필요가 없는 최고의 스릴러 작가 스티븐 킹... '조이랜드'는 2013년 미스터리 스릴러 분야 최고의 책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스물 한 살의 대학생 데빈 존스는 조금 낙후된 놀이공원 '조이랜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일을 정식으로 시작하기 전에 캐롤라이나 관람차를 타보는 경험을 하게 된 데빈... 관람차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이랜드는 충분히 매력적인 놀이공원이다.
데빈은 캐롤라이나 관람차를 책임지고 있는 건장한 남성 레인 하디에게 유령의 집에 나타난다는 유령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유령이 누구인지 궁금하던 차에 오래전에 유령의 집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은 유령의 집이 가진 섬뜩함 보다는 왠지 모르게 데빈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유령의 집에서 죽은 피해자는 남자친구에 의해 살해를 당했다고 한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아무도 모르게 사라진 범인... 이상하게 이 사건은 데빈의 마음을 사로잡고도 남는다.
청년의 어둡고 빛나는 청춘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된 조이랜드 놀이공원을 중심으로 한 성장소설이며 로맨스 소설이다.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남다르다. 데빈 역시 2년이란 시간을 함께 해 온 여자 친구 웬디의 갑작스런 이별 통보는 혼란스럽다. 하루에도 서너 번 웬디에 대한 생각이 데빈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데빈은 복잡한 심경 상태이지만 조이랜드의 마스코트 털북숭이 강아지 해피 하운드 인형 탈을 쓰고 그 역할을 훌륭하게 해낸다. 조이랜드에서 일하면서 첫사랑에 대한 상처 역시 동료들과 어울리며 조금씩 엷어져 간다.
데빈은 한 소녀에게 일어난 사고에 의연하게 대처하며 조이랜드를 대표하는 인물로 급부상 한다. 여기에 면접날 만난 점쟁이 노부인이 말한 대로 강아지와 심미안을 가진 소년, 그리고 소년의 어머니를 만나게 되고 이들은 데빈의 인생에 있어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옛여자친구 웬디와 사귈 때는 서로에게 특별한 의미를 두고자 서로의 육체를 탐하지 않았다. 웬디의 존재를 잊을 정도로 다른 여인이 데빈의 마음에 들어오고 그녀의 도움으로 진짜 남자가 된다. 물론 그녀는 이후에 데빈의 목숨을 살리기도 한다.
빛나는 청춘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오래전 과거의 시절을 떠올리는 현재의 데빈 존스의 회상으로 스토리를 이끌고 있어 스토리가 임팩트 있게 전개된다고는 말할 수 없다. 강한 느낌의 스릴러 소설이 주는 재미는 덜하지만 '조이랜드'처럼 스티븐 킹만이 가지고 있는 속도감, 재미는 결코 다른 스릴러 소설에 견주어도 괜찮다. 잔잔하고 평이한 느낌을 준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어린 시절 놀러갔던 놀이공원이 연상이 되어 즐겁게 읽었다.
어릴 적에 어린이대공원에 가면 몇몇 놀이기구가 유달리 마음을 사로잡아 타고 싶었다. 겁이 많아 청룡열차나 88열차와 같은 놀이기구는 못 타도 공원전체를 볼 수 있었던 미니기차, 회전목마, 범퍼카는 지금도 재밌는 놀이기구로 기억하고 있다. 특히나 유령의 집과 비슷한 담력을 시험하는 무서운 장소가 있었는데 그 곳을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쫄깃해질 정도다.
조이랜드에 전반적으로 퍼져 있는 분위기가 중심축이 되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던 놀이기구들과 이름만큼 무서움을 느끼게 해주는 유령의 집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유령, 심미안을 가진 소년, 점쟁이, 데빈 만큼 살인사건에 무척이나 강한 호기심을 가진 톰의 여자친구 등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며 조이랜드란 놀이공원을 더욱 흥미로운 장소로 이끌어 주고 있다.
스티븐 킹 소설만이 지닌 재미를 느꼈고 이 작품에 대한 느낌이 좋아 다른 분이 추천해 주신 '자루속의 뼈'도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