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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나의 봄날
박진희 지음 / 워커북스 / 2014년 3월
평점 :
여행하면 막연히 보고 싶고 가고 싶은 나라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세계인이 전부 가보고 싶다는 유럽은 나의 여행 로망의 1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양한 여행지를 떠올리며 여행에 대한 공상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프리카는 기회가 된다면 아프리카는 한 번쯤 가보고 곳이지 굳이 꼭 보고 싶은 여행지는 아니다. 그럼에도 아프리카의 모습을 담고 있는 다큐멘타리를 TV이를 통해 보면서 막연하게 기회가 되면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평범한 사람들이 떠나는 여행이 아닌 여행지의 사람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무엇인가를 찾아 떠나는 재능 나눔 여행... 남자도 아닌 여자 네 명이서 떠난 아프리카 여행은 그래서 더 신선하게 다가온다.
네 명의 여성은 각자 하는 일이 다르다. 각자가 가진 재능을 이용해 나누고 싶어 떠난 여행... 그들은 꼼꼼히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물품을 도움 받아 만발의 준비를 갖추고 여행길에 오른다.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첫 여행지는 케냐의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오지 마을에서 선교사가 운영하는 조이홈스 고아원이다. 만만치 않은 여행이라고 예상했겠지만 벼룩에게 물리는 일행이 발생하는 것으로 쉽지 않은 여행이 시작된다.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 재능을 이용하여 아이들을 가르치고 가슴으로 보듬어 주는 그들의 모습은 다른 여행 책에서 볼 수 없는 감동을 전해준다. 어머어마한 것이 아닌 아이들과 함께 벽화를 그리고 손톱에 네일 아트를 해주고 음악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고 , 그림을 그리며 함께 호흡하고 생활하며 서로에게 동화되어 가는 모습에 마음이 따스해짐을 느끼게 된다.
만약 내가 아프리카 여행을 하게 된다면 무엇보다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사파리 체험이다. TV이를 통해 보았을 때 엄청난 규모의 국립공원이 보여주는 광활한 땅에 흩어져 있는 동물들을 직접 본다면 그 느낌은 남다를 것이라 여겨진다. 이들도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에서 짧은 1박 2일의 사파리 체험을 떠난다. 기대했던 사자의 사냥 모습도 없었고 무엇보다 웅장함이 느껴지는 자연의 거대함에는 탄성이 절로 나오지만 여행지의 즐거움보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어느새 조이홈스 아이들이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하다.
조이홈스와 아쉬운 이별을 뒤로 하고 탄자니아에 간다. 조이홈스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아이들과 잘 지내면서도 수시로 조이홈스 아이들을 떠올린다. 여행을 떠날 때부터 계획하고 있는 후원 아동과의 만남이 예상치도 못한 우리나라 대학생 두 명의 안타까운 사고로 인해서 자신이 후원하는 아이를 만나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고 결국 그 아이의 요구로 인해 후원이 끊어지게 된다.
후원 아동을 만나지 못하게 되자 다시 조이홈스 돌아가기로 한다. 두 명이 떠나고 두 명만이 남았지만 남은 그들도 곧 다가 올 이별을 예상하며 마음이 무겁다. 2달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 온 집.. 분명 집이 주는 편안함이 있지만 수시로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떠올리며 아프리카 앓이를 한다. 저자는 우연히 다시 아프리카에 갈 수 있는 기회를 얻기위해 노력했지만 최종 단계에서 떨어지고 만다.
분명 그들이 간 아프리카는 열악하다. 특히나 그들이 만난 아이들은 가난과 전쟁, 에이즈 등의 문제로 더 아프고 상처받기 쉬운 아이들이었다. 누굴 가르치고 누구에게 봉사 한다는 생각이 아닌 아이들과 함께 먹고, 자고, 생활하는 마음으로 떠난 여행이기에 더 따뜻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여행이다.
사는 것에 바빠 2년에 한 번씩 간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지만 저자의 바람대로 케냐에 출판사를 하나 세우고 싶다는 소망은 '그대 나의 봄날'이 나오면서 불씨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평소에 쉬고 즐기는 여행만을 생각했는데 없는 재능이지만 나만이 가진 작은 장점을 이용해 누군가와 함께 하는 소중한 시간을 만드는 여행도 생각해 보게 된다. 아프리카에 가게 된다면 행복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터스커'란 맥주도 꼭 마셔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