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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역사 - 언젠가 어디선가 당신과 마주친 사랑
남미영 지음 / 김영사 / 2014년 3월
평점 :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사람들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한은 '사랑'은 모든 사람들의 관심사이고 이야기에 중심에 있다.
사랑의 감정은 행복감을 제일 먼저 주지만 아픔, 슬픔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사랑하기에 이별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고, 상대를 너무나 사랑하기에 결코 취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지만 자신의 곁에 두고 싶은 마음에 욕심을 부리는 경우도 있다. 사랑이란 얼굴을 가지고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의 사랑 이야기... 세계적으로 이름 있는 작품들 안에 소개된 사랑이 가진 다양한 모습들을 만날 수 있는 '사랑의 역사'... 남미영님의 책은 처음인데 이 책을 통해 이 분의 팬이 되어버렸다.
'사랑의 역사'에 나온 이야기는 많은 부분 영화, 뮤지컬 등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이 많다. 나의 경우는 책으로 읽지 못했지만 영화를 통해 먼저 알게 된 작품들도 꽤 있다. 그 중에서도 예전에 보고서 영화가 주는 이야기에 그다지 공감도 되지 않고 재미 역시 느끼지 못했던 작품 중 하나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연인'이다. 백인 소녀와 중국 부호의 자제... 서로 다른 피부색, 국적, 나이차 등을 넘어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깊이 빠져든다. 소녀와 결혼까지 감행하려는 남자는 아버지의 저지가 결정적 원인이 되어 이별하게 된다. 소녀의 가족이 처한 경제적 어려움에 많은 도움을 준 남자... 소녀를 생각해서 한 행동의 바탕에는 사랑이 있다. 대학 합격으로 프랑스로 떠나 다시는 만나지 못한 두 사람이지만 단 한 번의 통화가 주는 애잔함이 책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이 작품이 작가 자신의 성장기록이라는 것도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영화에서 원작이 가진 주인공 소녀의 정신적, 육체적 성장은 외면한 채 어린 소녀의 과감한 노출과 에로틱한 장면들만이 기억에 남는 영화로 만들어져 저자는 다시는 영화화를 허락하지 않았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영화로 만들어지고 케이블 TV에서 한 번씩 해주면 자꾸 보게 된다. 재산을 여성들에게 상속되지 않는 이유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돈 많은 남자에게 시집 보내야했던 시대... 시대가 가진 여성상과는 다른 모습을 가진 엘리자베스의 삐딱한 모습이 귀엽게 느껴지면서도 결혼의 첫째 조건이 사랑이 아닌 재산이라고 말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요즘 우리 결혼시장이 가진 모습과 닮아 있음을 알려 준다.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는 한 번도 사랑한다는 표현을 한 적이 없는 화가와 열여섯 살의 하녀와의 이름 없는 무명의 사랑... 영화, 책 모두 보지 못했고 안 읽었기에 개인적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며 읽어보고 싶은 책으로 찜해 둔다. 이 밖에도 무수히 많은 영화, 드라마 등으로 만들어지는 '로미오와 줄리엣'과 '춘향전'에 대한 이야기 역시 흥미롭다.
지금도 여전히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신데렐라를 꿈꾸게 만드는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여자 뿐만 아니라 능력 있고 집안 좋은 여자들이 늘어나면서 남자들 역시 남자 신데렐라를 꿈꾸는 모습이 많아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고전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작년에 영화를 보면서 빠져 든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유부녀가 젊은 장교와 사랑에 빠지는 일은 시대를 초월해서 결코 환영받지 못한다. 그럼에도 안나와 브론스키는 서로에게 자석처럼 끌리고 모든 것을 포기할 정도로 함께 있는 삶을 선택한다. 허나 현실은 냉혹하다. 안나는 아들을 너무나 사랑하지만 만나지 못해 마음이 아프고 브론스키는 화려한 예전의 시간이 그립기만 하다. 안나가 자살을 하지 않았다면 두 사람은 어떤 모습이었을지... 헤어졌을까? 아님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서도 사랑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인내하고 참아내며 함께 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세상에 완벽한 사랑은 있다. 아니 없다. 눈에 콩깍지가 씌운 사랑도 시간이 지나면 퇴색하거나 변화한다. 사랑 했을 때는 보이지 않는 모습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둘씩 나타난다. 세상에 완벽한 사랑, 결혼은 없지만 완벽하게 만들어가려는 두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에게 충실하며 사랑을 변질 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마음... 사회 전반적으로 깔려 있는 잘못된 현상들이 조금씩 사라져 온전한 가정안의 제 모습을 찾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별은 새로운 사랑을 통해서만 회복이 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사랑을 잃어버린 마음은 고통스럽다. 어디에서든 배운 적 없는 사랑이지만 사람들은 저절로 사랑을 하고 이별을 경험하게 된다. 문학 작품 속 사랑이야기를 통해 아름답게 포장되어 말하는 사랑이 아닌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