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마 잭의 고백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복창교 옮김 / 오후세시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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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도시 어딘가에서 합법적인 살인이 벌어진다."란 강렬한 문구를 담고 있는 책 '살인마 잭의 고백'... 영국의 전설적인 살인마 잭이 100여년도 더 지난 지금 환생하여 다시 살인을 저지르기 시작했다.

 

마라톤 선수가 곧 있을 마라톤 대회를 앞두고 맹연습 중 우연히 공원 울타리에 기대어 있는 사람을 발견하게 된다. 노숙자란 생각도 잠시 여성이라는 것에 이상하다고 느껴 다가가 본다. 겉모습은 멀쩡하지만 몸통이 절개 된 상태로 바닥은 피로 흥건하다.

 

사건 현장에 달려 온 형사들은 난감하다. 죽은 여성은 장기가 모두 적출당한 상태다. 더군다나 사건 현장 도로 건너편에 위치한 경찰서... 범인의 대담성에 형사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한편 TV 보도부에 자신을 잭이라고 밝힌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된다. 이 편지를 이용해 특종을 노린 개인적인 욕망이 바탕에 깔리고 TV는 이를 한껏 활용한다.  

 

또 다른 여성이 장기가 모두 없어진 상태로 발견된다. 범인은 자신이 환생한 살인마 잭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형사들의 생각은 다르다. 살인마 잭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살인마 잭을 이용한 목적이 다른 무엇인가 있다는 생각을 형사들은 하게 된다. 장기 적출이 혹시나 다른 목적으로 사용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도 하게 되고... 여기에 죽은 두 명의 여성은 살아생전에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잭이 혹시 장기기증을 한 가족 중 한 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장기가 적출 당한 시체들을 둘러 싼 사건과 함께 뛰어난 외모로 인해 남자로서의 매력을 맘껏 누리며 살았던 이누카이 형사의 딸이 아픈 상태로 장기 기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 펼쳐진다. 여기에 장기 기증과 관련된 일을 하는 장기이식 코디네이터 치하루란 여성 역시 장기 기증자와 장기를 받은 사람들에 대해 이념을 내세우며 정보 제공을 하지 않는다.

 

분명 의심스런 인물들이 속속 등장하지만 경찰 관계자의 허영심 많은 이기적인 어설픈 행동이 또 다른 희생자를 만들어 낼 뿐이다. 단서는 하나 모든 희생자는 한 명의 인물에게 장기 기증을 받았다.

 

혹시, 설마하는 생각으로 미리 범인을 점치지마라. 모든 것을 뒤엎는 예상치 못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19세기 영국의 전설적인 살인마 잭 더 리퍼를 책,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에서 다루고 있다. 당시에는 매춘부 여성들을 잔인하게 살해해서 불안해 떨고 있는 영국시민들을 위해 빅토리아 여왕까지 나서서 사건 해결을 독려했지만 결국 증거가 부족하여 미해결 사건으로 남게 된다. 지금은 살인마 잭을 이용한 관광 사업까지 있다는 글을 보면서 별개 다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는 생각을 했다.

 

사랑하는 가족이 아프면 곁에서 지켜보는 가족은 대신 아파해주고 싶을 정도다. 환자가 건강해지는 유일한 길은 장기이식 밖에 없을 때에는 환자를 위해 누군가의 선한 마음이 필요하다.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아직은 장기기증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일본 역시 환자들에 비해 장기기증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장기기증을 둘러싼 논란, 불법적인 장기매매 등 여러 가지 사회문제도 존재한다.

 

서양인들에 비해 동양인들은 아직은 장기이식에 대해 소극적이다. 나 역시도 몸에 칼을 대는 것에 거부감이 있다. 분명 내가 안 좋은 일을 당했을 때를 대비해 장기기증을 약속했지만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남은 가족의 고통 또한 크다. 여기에 뇌사 판정을 보는 입장이 다르기에...

 

선한 마음을 받은 사람이 그것에 대해 느끼는 심리적 압박이 얼마나 클지 이 책을 통해 새삼 생각해 보게 된다. 금전적인 도움보다 선한 마음이 훨씬 더 커다란 고통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저자 나카야마 시치리가 왜 반전의 제왕이라 불리는지 이유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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