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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퀴어 주겠어! 세트 - 전3권 ㅣ 블랙 라벨 클럽 8
박희영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다른 어떤 계절보다 겨울만 되면 이상하게 로맨스 소설을 읽고 싶어진다. 옆구리가 시린 시절도 지났지만 여전히 달달한 로맨스 소설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다. 디앤씨북스에서 나온 블랙 라벨 클럽 시리즈를 통해서 우리나라 작가 분들의 로맨스 소설을 몇 권 읽었다.
'할퀴어 주겠어!'는 어느 날 인간이 고양이로 다시 태어나는 황당한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달달하고 재밌어 책장도 잘 넘어가는 소설이다.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 오빠의 친구 진혁에게 한 눈에 마음을 빼앗긴 소녀 윤청아... 생긴 것만큼 공부도 잘했던 진혁이 다니는 대학교로 목표를 정한 청아는 3년 이란 시간을 오직 진혁오빠만을 생각하며 성적을 올리고 다이어트로 몸매도 완성하여 당당히 진혁오빠 앞에 나설 때가 되었다고 한껏 들든 날...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난다.
청아의 모습에 한 남자가 말을 건다. 매력적인 청아에게 반한 남자는 전화번호를 알려고 하고 청아는 이를 은근슬쩍 거부하는 와중에 진혁오빠와 마주친다. 오빠와의 이야기 나누는 자신의 핸드폰을 잠시 빌려? 달아나는 남자를 쫓아가던 중 달려오는 화물차와의 충돌로 전혀 낯선 장소 낯선 모습으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사람의 발이 아닌 젤리가 귀엽게 박혀 있는 복슬복슬 털이 무성한 발에 토실한 배를 가진 귀여운 치즈태비 아기 고양이... 더군다나 말까지 하는 말하는 고양이로 변신한 자신의 모습에 절망감을 느낀 청아는 자신이 살던 시대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한 번 교통사고를 일으키기로 한다. 달리는 마차에 뛰어든 새끼 고양이... 허나 청아의 바람대로 일이 돌아가지 않았을 뿐만아니라 자신을 보고 한 눈에 반한 소년에 의해 대저택에 머무르게 된다.
리헤젠 제국의 왕의 친동생들이 청아의 새로운 주인... 귀엽다고 자신에게 달려드는 소년과 달리 냉철하고 까칠한 대공 류안과의 인연이 심상치가 않다. 고양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류안에게 피해를 주고 싶은 청아.. 청아의 생각과는 달리 새끼 고양이에 대해 의심을 품은 류안은....
서로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두 사람... 아니 한 사람과 수시로 변하는 인간 고양이 청아와의 잦은 충돌과 마찰... 신의 자손인 셀레스틴을 통해서 이전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매력의 여성과 고양이로 변할 수 있는 목걸이를 얻게 된다. 더불어 청아 그녀가 특수한 존재라는 것까지 밝혀지는데....
이 책의 가장 재미는 류안, 청아가 만들어 가는 달달한 사랑도 좋지만 여러 사람이 자신의 시각에서 풀어가는 이야기가 재미를 더해준다. 한 나라를 통치하는 왕이란 직책에 맡지 않게 엉성하고 어수룩한 왕은 청아가 부르는 빙신이란 낱말에 맞는 캐릭터를 보여주는 그가 스토리의 또 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더불어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깊은 상처와 슬픔을 간직한 신수 왕, 새끼 고양이에 대한 일방적인 애정을 쏟아 붓는 류안의 동생 앨런, 여기에 마음이 좋은 버틀러와 신수들... 하나같이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만들어 가는 이야기는 3권짜리 세트 소설이지만 지루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아무 생각 없이 편안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여겨진다. 순정만화를 보는 듯 한 스토리와 캐릭터들의 모습이 인상 깊게 남으며 특히나 생기발랄한 청아의 모습이 귀엽다. 고양이에 대해 잘 모르던 독자도 고양이의 습성이나 행동에 대한 이해를 얻을 수도 있다. 마지막에 외전으로 청아와 류안의 모습이 또 다른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스토리대로 다시 한 번 만들어져도 괜찮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