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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아메리칸맨
엘리자베스 길버트 지음, 박연진 옮김 / 솟을북 / 2013년 12월
평점 :
오염되고 있는 미국을 자신의 힘으로 바꾸고 싶다고 믿었던 한 남자의 드라마틱한 인생이야기... '라스트 아메리칸맨'의 주인공 유스타스 콘웨이는 남다른 인생행로를 보여준다.
자연이 더 가깝고 항상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원한 유스타스... 그는 친구가 겪고 있는 연인과의 이별의 아픔과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어지는 모습에 즉흥적인 하이킹을 떠나자는 제의를 하게 되고 바로 두 사람은 실행에 옮긴다. 시작부터 심상치 않은 두 사람의 행보... 상상을 초월하는 험난한 길이 그들 앞에 놓여 있다. 생각도 못했던 엄청난 허기에 시달려 보기도 하고 허기를 해결하기 위해 올가미를 만들어 직접 먹잇감을 잡는다. 사냥, 채집은 물론이고 슬쩍 서리도 할 때도 있다. 친구와 중간에 헤어지고 다른 여성과 함께 마저 길을 떠나는 유스타스... 그녀 이외에도 자연인의 모습을 가지고 열정적인 그의 모습에 많은 여성들은 매료된다. 책에서는 유스타스의
숱한 여성들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연상의 여인과의 믿음과 배신, 이후 또 다른 여성들의 등장한다.
누구보다 자식이 아버지에게 인정받는다는 것은 커다란 기쁨이다. 허나 유스타스와 아버지와의 관계는 불편하다. 아버지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을 넘어 항상 못나고 무시당하기에 유스타스도 아버지를 멀리 한다. 그래도 유스타스가 거북이 섬을 사는 과정에서 곤란한 상황을 이겨내고 계약 직전에 금전적으로 어려울 때 이자를 받을지언정 아들에게 돈을 빌려준다.
자신이 일구어 놓은 거북이 섬에서의 유스타스의 모습은 자연인 그 자체이고 행복해 보인다. 자연과 함께 할 때 가장 행복한 남자... 미국의 애팔래치아 산맥을 걸어서 넘고 미국 대륙을 횡단하는 그야말로 불구의 의지의 인물이며 자연은 그의 안식처다.
분명 소설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소설책이란 느낌이 들지 않는다. 마치 유스타스 콘웨이란 인물을 쫓아가는 다큐 같다. 그의 파란만장한 삶... 항상 불안한 직장생활에 쫓기고 문화생활을 영위한다고 하지만 문화란 공해 속에서 잠시 삶이 주는 고단함을 잊고자 하는 우리와 달리 유스타스는 온전히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가장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
솔직히 술술 잘 읽히는 책이 아니다. 여러 날에 나누어 조금씩 읽었지만 유스타스가 가진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이 자꾸만 머릿속에 떠오를 정도로 그의 모습이 강인하게 느껴진다. 유스타스의 모습이 바로 개척정신의 미국이란 나라를 보여준다는 느낌도 살짝 받았다. 평범한 사람들이 생각할 수 없는 용기를 가지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추구하는 유스타스란 인물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