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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나는 없었다 ㅣ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 1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생각이 자꾸만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다. 누구보다 옳고 바르게 살아왔다고 자부하지만 한 순간 모든 것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미스터리 추리소설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봄에 나는 없었다'... ‘메리 웨스트매콧'이란 필명으로 발표한 작품이다. 심리 묘사가 탁월한 작품으로 충분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다. 자신이 알고 있는 자신과 남이 보는 자신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조앤 스쿠다모어는 변호사로 일하는 자상하고 성실한 남편의 사랑을 받으며 착하고 예쁜 자식을 셋이나 둔 여성이다. 장성한 세 자녀는 자신들의 짝을 만나 부모의 곁을 떠났다. 인생을 되돌아보아도 편안하고 안정적인 나름 잘 살아 온 인생이라고 자부하는 조앤이 학창시절 그녀의 우상이던 친구를 만나는 것을 계기로 스스로의 인생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막내딸이 아프다는 소식에 만나러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름다웠던 동창과 만나게 되고 동창이 던지는 이야기에 조앤은 마음이 불편하다. 여기에 폭우로 인해 그녀는 사막 한 가운데서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된다. 산책을 하거나 혼자 있는 시간 중에 수시로 그녀의 머릿속에는 각가지 기억들이 떠오른다. 특히나 남편 로드니가 원했던 삶이나 한 여인과의 미묘한 관계, 집을 떠나기 위해 결혼을 감행하려는 큰 딸과 남편의 불편한 사이, 변호사가 아닌 농부가 되고 싶어 하는 아들 토니, 엄마를 불편하게 느끼는 막내딸까지... 지나고 보니 조앤 자신이 모든 일에 일일이 간섭하고 저지하며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몰려고 했던 모습... 그녀는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고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집으로 돌아와서는 예전의 모습을 다시 돌아가고 만다.
처음에는 조앤이란 인물이 풀어놓는 혼자만의 이야기에 이 여자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살짝 든다. 허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 여자의 모습에서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된다. 자식을 올바른 길로 이끈다며 사귀는 친구, 결혼 등에 대한 간섭이 다른 어느 나라보다 높은 우리나라의 부모님들... 여기에 다른 사람의 눈에는 교양 있고 행복한 모습으로 비치지만 가족에게조차도 환영받지 못하는 조앤의 모습에 마냥 욕하고 나쁘게 보지 못하는 불편함이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정신적인 불륜도 불륜이라는 사람이 있다. 친절하고 다정한 모습의 남편이 다른 여인을 마음에 품고 있다면... 모르면 괜찮겠지만 알게 된다면 신경 쓰지 않을 아내가 몇 이나 될까? 싶다. 그럼에도 아내와 막내딸의 관계를 위해 편지를 태우는 세심한 배려?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은 아주 어릴 때 읽은 기억이 전부 다다. 커서는 그녀의 책을 제대로 읽은 것은 이 책이 두 번째다. 충분히 공감이 되고 생각해 보게 만드는 이야기다. 인간이 가진 본성은 쉽게 변화기 어렵다. 자신을 돌아보고 무엇인가 느끼지만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조앤의 모습은 나이 들수록 쉽게 변화기 힘들다는 어른들의 말씀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