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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후보생 ㅣ 아카가와 지로의 유령 시리즈 2
아카가와 지로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3년 4월
평점 :
세상에 이런 커플도 존재한다면 정말 재밌겠다 싶은 경시청 경감 우노 교이치와 여대생 나가이 유코... 두 사람의 나이차는 띠동갑을 넘어선다. 우노 교이치는 경찰이란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박력 있고 듬직한 남자로서의 매력을 유코에게 보여주기 보다는 다른 남자들에 질투하고 소심한 편이다. 항상 명탐정의 자질을 갖춘 유코에 의해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고 여기에 아름다움과 당당함까지 갖추고 있는 발랄한 여대생 유코.. 두 사람의 콤비가 유쾌하고 유머러스해서 즐겁다.
이번 시리즈에도 총 5개의 사건이 담겨 있다. 첫 번째 이야기 '유령 후보생'은 새벽에 도로 위를 달리던 자동차가 호수로 추락하고 만다. 헌데 그 차에 타고 있던 남녀 중 한 명이 유코다. 우노는 TV에서 흘러나오는 이 사고를 믿고 싶지 않다. 몇 개월이 흐르고 여전히 우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유코를 찾아 사고 현장으로 가는 우노 경감... 그곳에서 우노는 한 여인을 보게 되는데 죽은 줄 알았던 유코가 분명하다. 자신을 피하는 유코.. 더군다나 그녀는 한 남자의 아내다. 진실이 무엇인지 우노의 마음은 어지럽다.
쌍둥이의 집.. 일란성 쌍둥이 형제는 서로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 잡혀 있다. 그들의 계속된 요구에 우노는 진실을 알기 위해 쌍둥이 형제를 만나 보는데... 부유한 형과 매력적인 아내를 둔 동생... 쌍둥이란 것을 최대한 이용한 어이없는 살인사건에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무색함을 느끼게 된다.
사자가 잠들었다는 집에서 사자를 키운다니.. 헉 하는 말이 절로 나오는 이야기... 주인의 부탁으로 휴가를 떠나는 사람의 집에 묵게 된 유코와 우노 경감.. 헌데 주인 남자가 사자에게 물러 죽고 만다. 남자의 죽음 뒤에는 그의 폭력적인 성향이 숨어 있다고 알려지지만 진실은 막장 아침 드라마에 나올법한 이유 때문이다. 캠핑을 떠났던 대학생들 중 한 명이 자살을 하는 사건을 다룬 '거리에 비가 내리듯'.. 죽음을 통해 세 명의 자식의 진심을 알고 싶은 남자의 마음이 이기적인 욕심으로 인해 죽음을 맞게 되는 '잠자는 관 속의 미녀'... 숨겨 놓은 딸이 나타나면서 재산을 둘러 싼 인물들의 움직임이 바빠진다.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고 유코의 활약도 좋다. 여대생답지 않게 담대하고 명쾌하며 추진력까지 갖춘 유코는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을 전혀 두려움 없이 기꺼이 실행에 옮기며 사건의 결정적 증거를 잡는다. 개성 넘치는 유코와 우노의 캐릭터도 좋지만 또 한명 하지마 형사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추리소설이 갖춘 기발한 반전이나 트릭은 사실 느껴지지 않지만 시종일관 유쾌하고 경쾌한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는 작품이다.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추리소설이기에 추리소설을 읽으려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