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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열차 ㅣ 아카가와 지로의 유령 시리즈 1
아카가와 지로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12월
평점 :
미스터리계의 전설로 남게 된 작품 아카가와 지로의 '유령 열차'.. 오래 전부터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다. 평소에 좋아하는 장르의 책이라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왜 이 책이 미스터리계의 전설로 남게 되었는지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지만 우리와 다른 일본인들의 정서를 새삼 느낄 수 있는 충격적인 작품이다.
유령열차 안에는 총 5개의 사건이 발생한다. 제목과 같은 유령열차는 온천 여행을 위해 열차에 탑승한 여덟 명의 사람들이 감쪽같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을 맡게 된 마흔 살의 형사 우노 교이치로 경시청 수사 1과의 4년차 경감으로 사고로 아내를 잃은 홀아비다. 그가 원한 사흘간의 휴가 대신에 그의 상사는 온천을 찾은 관광객처럼 유령열차에서 일어난 사건을 알아보라고 그를 파견한다. 사건의 중심에 선 열차에 탑승한 그는 환상의 짝꿍을 만나게 된다. 스물두 살의 여대생 '나가이 유코'다. 한마디로 나가이 유코는 우리가 알고 있는 명탐정들의 뺨치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대담하다. 상큼 발랄한 매력을 무기로 우노 경감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은 것은 물론이고 사건의 진실을 추리하고 밝혀내는 추리력, 직관력, 통찰력, 판단력 등이 뛰어나다. 나가이와 우노의 기이한 만남이 두 번이나 이어지고 그들이 묻게 된 숙소의 종업원을 통해서 사건의 중요한 실마리를 잡게 되는데...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생각한 것을 실행에 옮기는 유코에 의해 사건의 진실이 들어난다.
'유괴범의 배신'... 사람은 실수를 할 수 있다. 허나 그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이라면 사는 동안 불안할 것이다. 정치를 하고 싶어 하는 돈 많은 사업가... 그의 딸이 누군가에 의해 유괴를 당한다. 그가 숨기고 살았던 비밀 때문에 딸의 생명이 위험하다. 유괴된 소녀의 가정교사로 다시 만나게 되는 유코와 우노 경감...
이제는 공식적인 연애의 모습을 보이는 우노와 유코가 휴가를 떠난 곳에서 마주한 사건을 다룬 '얼어붙은 태양'...
여자들을 협박하며 생활하는 건달의 죽음... 베란다에서 죽은 남자의 죽음이 '동사'라니... 이 사건의 범인은 너무나 눈에 보이는 듯 느껴지지만 전혀 의외의 인물들이 범인이다.
연결 된 사건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른 세 개의 살인사건을 다룬 '비옷을 입은 시체'.. 사랑 때문에, 돈을 위해서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도 살인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섭다.
설 연휴를 보내기 위해서 찾은 시골 냄새가 나는 정감 있는 마을의 살인사건을 다룬 '선인촌 마을 축제'... 아프리카도 아니고 이런 풍습이 은밀하게 이어지고 있을 정도로 사람들은 중독되어 있다. 우노와 같은 형사지만 '과'만 다른 형사도 마을의 진실을 알지만 파헤치기는커녕 죄의식 없이 가담하고 있다.
책에 나온 모든 사건은 사실 나가이 유코가 다 풀어내고 있다. 우노 교이치 경감이 특별히 형사로서의 능력을 발휘하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곁에서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두 사람은 환상의 콤비란 생각이 절로 든다. 띠동갑을 넘어서는 유코의 애정 행각은 대담해 우노를 당황하게 만드는데 이런 모습들이 코믹하고 유머감각이 뛰어나 재밌다.
'삼색털 고양이 홈즈 시리즈'로 알게 된 작가지만 우노와 유코의 콤비 시리즈 재밌다. 새로운 시작을 기대했던 우노와 다른 제안을 유코가 하며 책이 끝나는데 다음 편에서는 두 사람의 콤비플레이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