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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심야특급
조재민 지음 / 이서원 / 2013년 11월
평점 :
여행에세이를 읽으면서 이 나라를 여행해도 좋은 것인지 생각해 보게 만드는 친절하지 못한 책 '아메리카 심야특급' 저자 조재민씨는 군서 선임 병장 밑에서 힘들게 군 생활을 하다가 그가 제대하며 베푼 호의?로 인해서 대대장에게 커피를 주로 타는 일을 하며 군생활을 한다.
다른 책을 통해 중남미.. 라틴아메리카의 여행이야기를 보면서 나름 호기심도 생겼었고 죽기 전에 한번 가보고 싶은 대륙으로 생각하고 있는 곳이다. 허나 이 책에 소개된 중남미 나라들은 하나같이 배낭 여행자에게는 그리 녹녹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1~2년 전에 우연히 알게 된 '카우치서핑'... 단순히 현지인의 집에서 숙식을 제공받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에 대한 보답으로 간단한 요리나 기타의 행동으로 보답하는... 저자는 경비를 줄이고자 카우치서핑을 이용하지만 그 속에는 순수한 마음으로 그에게 친절을 베푼 사람도 있었지만 진실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물건 분실 같은 좋지 못한 경험도 많이 있다.
사람이 성장하는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여행은 나를 돌아보고 가족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에 대한 생각과 시각을 넓히는 좋은 계기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젊은 시절의 여행은 긴 인생을 돌이켜 볼 때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스토리는 주인공이 교통사고 피해보상금으로 라틴아메리카를 여행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책의 중간 중간에 그가 군대에서 생활하던 모습도 함께 있다. 자신의 군대생활 이야기와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 않는 마음으로 막연하게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미국에서 일하던 중에 일어난 교통사고가 그를 여행길에 오르게 만든 것이다.
우연히 TV에서 방송 하는 것을 보고 꼭 가보고 싶다고 생각한 소금사막.... 우유와 비슷해 보일 정도로 온 세상이 끝이 보이지 않게 넓게 펼쳐진 소금 사막의 모습을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의 승객이라고는 혼자라고 느껴 버스를 타는 내내 불안에 떨었던 이야기, 삼계탕에 마늘을 많이 넣은 이야기, 중남미에서 통용되는 스페인어에 대한 이야기 등...
나 역시도 배낭여행을 해 본 적이 있기에 배낭여행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불안은 여행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지만 여행지의 안전과 여권, 돈 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대한 문제다.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이런저런 사이트나 여행을 다녀 온 사람들에게 얻은 정보를 통해 나름의 대비를 하지만 그럼에도 여행지에 도착하면 한 순간의 방심이나 실수로 여권, 돈은 물론이고 여행지의 추억을 담은 USB, 컴퓨터 등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저자와 함께 여행을 하던 J는 수시로 물건을 잃어버리고 곤혹스런 경험을 겪는다. 이때 저자는 J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기 보다는 잘 관수하지 못했다며 타박 비슷한 말을 꺼내 놓는다. 허나 그 자신이 똑같은 일을 당하자 자신이 진짜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느끼게 되고 이를 통해 J의 마음도 헤아리게 된다.
여행을 하면서 대부분 여행자들이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허나 저자는 고의?는 아니었지만 그에게 친절을 베푼 40대 중년의 남자가 맡긴 돈을 갖고 돌아오기도 하고 지키지 못할 약속을 여자에게 하기도 한다. 물론 돈을 잃어버린 남자는 저자에게만 그런 일을 당한게 아니라 같은 동포 역시도 그의 사업자금을 가지고 도망치기도 한다.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고 남자처럼 선의를 가진 사람도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그를 도와주고 싶어 하는 저자의 이야기가 잘 실천이 되었는지 책을 덮으며 갑자기 궁금해지기도 했다.
아기자기한 여행이야기를 담은 이야기가 아니고 섬뜩하고 무서운 느낌이 드는 이야기지만 깊이 생각하지 않고 가볍게 생각하고 떠나는 라틴아메리카 여행의 위험성을 알려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내가 라틴아메리카를 여행하며 만날 수 있는 위험들이 현실감 있게 다가 온 책이다.
친절하지 않은 여행이야기지만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 사람들 중에서는 선한 사람도, 악한 사람도 있으니 슬기롭게 대처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솔직하고 사실감 있는 여행이야기로 기억에 남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