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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왈로테일
이와이 슌지 지음, 남상욱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드라마나 영화를 너무나 재밌게 보면 나도 모르게 원작소설은 없었나? 찾게 된다. 어제 영화감독 이와이 슌지님의 '뱀파이어'를 읽으면서 이 분의 영화 '러브레터'를 너무나 재밌게 보았기에 도서관에 가서 찾았다. 허나 러브레터는 이미 대출 중이여서 다른 책을 보다 '스왈로테일'가 눈에 띄여 읽게 되었다.
'스왈로테일'는 호랑나비란 뜻을 가진 낱말이다. 영화의 제목은 '스왈로테일 버터플라이' 같으면서도 소설 '스왈로테일'와는 다르다고 한다. 소설과 영화의 무엇이 차이가 나는지... 내심 궁금해졌다.
프롤로그를 통해서 나란 인물은 이름 자체가 없는 국적 불명의 노래 잘 하는 소녀다. 불행한 가정사를 가진 소녀...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와 함께 살던 엄마에게도 버려져 누군지도 모르는 필리핀 여자가 그녀를 맡았다. 필리핀 여인은 소녀에게 이름을 지어준다. 소녀의 가슴에 있는 문신을 토대로 '아게하'란 이름을 받게 된다. 그녀가 엔타운을 중심으로 한 이방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게하란 소녀를 비롯해서 엔타운에 몰려든 사람들은 하나같이 돈을 벌기 위해 일본으로 온 사람들이다. 고향을 떠나 온 그들이 살아가는 일본이란 나라는 너무나 힘들다. 처음부터 제대로 행정 절차를 밟아서 온 사람들이 아니기에 하나같이 먹고 살기 위해서 위험한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아게하에게 이름을 붙여 준 필리핀 여인 역시 오빠들과 함께 일본 땅을 밟았다. 허나 그 과정에서 오빠 한 명을 잃게 되고 나머지 한 명의 오빠는 묘지를 지키며 묘지 도굴을 한다. 묘지 도굴에는 또 한 명의 중국인이 함께하고 여기에 우리나라 사람으로 나오는 입이 무거운 '림'이란 남자는 무서운 일을 서슴지 않는 인물이다. 또 한 명의 덩치 큰 전직 복서인 미국인까지... 하나같이 평범하거나 제대로 된 삶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인물들이다.
묘지 도굴을 통해 돈을 챙기는 와중에 창녀촌에 들린 한 남자의 변태적인 행위에 전직 복서는 화를 참지 못한다. 남자의 죽음을 은폐하기 위해 외국인 묘지에 남자를 묻으려는 도중에 그의 배에서 알 수 없는 끈이 계속해서 나오기 시작하는데... 이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그들은 가지고 와서 들어보지만 노랫소리만 들릴 뿐이다.
이들이 묻은 남자는 뜻밖에도 국회의원의 비서... 왜 그가 사라졌는지 세간의 화제로 떠오르며 불안하다. 사라진 비서를 찾기 위해 국회의원은 나름의 손을 쓰는데... 이 과정에서 엄청난 비밀이 서서히 들어나는데....
돈 때문에 타국에서 생활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안타까운 현실이 온전히 느껴지는 작품이다. 밑바닥을 허덕이는 인물들은 슬퍼하거나 삶을 체념하기보다 자신들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려고 발버둥 친다. 과하지 않고 담담하고 담백하게 풀어내는 이방인들의 삶이 더 안타깝게 느껴진다.
아직까지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영화는 러브레터, 4월 이야기가 내가 본 영화의 전부다. 이 작품 역시 이미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영화가 있지만 항상 영화 속에 안타까운 첫사랑의 아련함을 표현한 감독님이라 캐릭터들이 강한 스왈로테일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영화마다 다른 색깔의 느낌이 나는데 이 영화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