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정신 - 세상을 바꾼 책에 대한 소문과 진실
강창래 지음 / 알마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역사는 승자에 의해서 쓰여진다고 알고 있지만 책 역시 그 시대의 이해와 맞아 떨어진 것들만이 후세에 알려진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었다. 우리가 너무나 당연히 받아들이고 위인이라고 알고 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혀 다른 관점의 이야기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니... 책을 통해 책에 담겨진 내용은 물론이고 전혀 사람들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책들에 대해 알게 되면서 책이 가진 진정한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고전이라는 이름으로 현시대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들 중에서는 그 시대에는 전혀 읽히지 않은 책들이 많다. 오히려 어쩜 저런 책이 시대를 이끌고 있고 중요한 역할로 자리하고 있기도 했다. 우리의 정서와 잘 맞지 않아 보기 힘들었던 다양한 포르노소설이 나오고 있다. 대담한 성에 대한 묘사나 행위를 다룬 포르노소설이 프랑스대혁명의 지적인 기원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글이 흥미롭기까지 했다. 철학자이자 계몽사상가가 잘 알려진 볼테르는 '오틀레앙의 처녀'란 외설적이고 음란한 소설을 썼으며, 백과사전을 편집, 발행한 디드로는 음란한 포로노소설을 써서 뱅센 감옥에 갇히기도 했다니... 장 자크 루소는 '신 엘리로이즈'란 연애소설을 발표하고 40년 동안 무려 115쇄를 찍을 만큼 인기가 있었다. 그의 저서로 알려진 '사회계약론'은 읽지 않아도 당시 문맹률을 따져 볼 때 신 엘리로이즈를 인기가 얼마나 높았는지 가히 짐작케 한다. 여기에 19세기 발명품인 포르노그래피는 산업사회란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겉으로는 미풍양속을 강조했지만 실질적으로 노동력 착취 아무렇지도 않게 일삼았다. 폼페이의 유적지는 물론이고 대저택 벽화에서 여러 모양의 포르노그래피를 볼 수 있으며 규제로 단속하는 현행법들이 오히려 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며 사람들에게는 전혀 해로운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책은 많은 사람들이 읽어주어야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우리에게 너무나 유명한 코페루니쿠스의 책이나 갈릴레오의 책이 바로 그러했다. 솔직히 과학책은 다소 어렵고 난해하다는 생각이 있어 쉽게 잡고 읽고자하는 마음이 들지 않는데 그들의 책 역시 당시에는 그런 대접을 받았다. 길고 어렵게 쓰여진 책보다 책이 나오기 전에 미리 적은 분량의 요약본을 읽고 참고하기도 했다.

 

최고의 지성을 꼽으라면 소크라테스나 공자를 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해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허나 그들이 이야기가 어느까지 사실이고 어디 까지 과장되어 알려진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직접 남기지 않았으며 소크라테스의 경우 애제자 플라톤이 소크라테스의 사후 10년이란 시간이 흐른 후 자신의 기억에 의존하여 글을 썼기 때문이다. 기억이란 게 사실 오류를 가지게 된다. 같은 사실을 같이 보았어도 서로의 말이 다른 경우가 태반이다. 그만큼 기억은 내 생각위주로 내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기 쉽다. 후세에 알려진 소크라테스에 대한 이야기는 플라톤이 남긴 글들이다. 헌데 플라톤과 함께 애제자인 크세노폰은 전혀 다른 모습의 소크라테스를 글로 남겼다. 허나 같은 인물에 대한 평가도 다른 글을 쓴 크세노폰의 글은 알려지지 않는다. 공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공자의 이야기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반면에 그의 이야기는 좋은 말만 나열해 놓은 것과 자기계발서의 원조나 다름이 없다는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평가 역시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공자와 같이 높은 학식을 가진 '묵자'란 인물이다. 스스로 더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겉치레의 귀족 신분을 거절하고 노동자의 옷을 입고 전쟁 반대 운동, 평등사회 건설을 위한 사회운동에 평생을 걸었던 사람이다. 진보주의 성향의 묵자에 대한 영화와 책이 여러 권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책이란 것이 허구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 아닌 다음에는 진실을 담고 있어야 하는 책이 있다. 허나 진실을 담아야 하는 과학 분야의 연구는 특히나 오랜 시간을 두고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알고 있다. 특히나 인간이 본질적인 성은 바뀌는 것이 아니라고 알고 있다. 헌데 이 성도 충분히 교육에 의해 변할 수 있다니... 이러한 실험? 대상이 된 소년 아니 소녀가 커가면서 자신의 원래의 성을 찾아가는 과정은 인간의 성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것이란 생각이 다시한번 든다.  

 

마지막으로 지식과 계몽의 도구로 사용되어진 책의 위험성으로 인해 학살당하게 했던 사건들이 고대부터 있었다고 한다. 21세기인 지금도 여전히 책의 학살은 진행형으로 되어 있으며 많은 책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 책을 너무나 좋아하는 나로서는 안타깝게 느껴졌다.

 

지금껏 좋아하는 책들을 위주로 책을 읽는 편이었다. 허나 책이 가진 의미나 상징성, 가치 등에 대한 생각을 '

책의 정신'을 통해 다시 해보게 된다. 하나의 책을 읽으며 그 책이 가진 내용이 전부인양 생각하는 적도 있었는데 다양한 책들을 좀 더 많이 접하고 읽을 필요성을 새삼 느끼게 된다. 좋은 책은 어떤 책인지... 우리가 알고 있는 책이 진짜 좋은 책인지... 시대를 반영하고 올바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인지 아직은 책을 고르는데 서투르고 잘 모르기에 매번 헷갈리지만 좋은 책을 고르려면 많이 읽고 나만의 책 고르는 눈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책을 더 깊이 있게 읽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독서에 대한 생각과 이해를 넓히는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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