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어른 -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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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의 색깔을 가지고 글을 쓰는 에쿠니 가오리의 책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저자의 다양한 작품들이 하나 같이 차분하면서도 담백하게 풀어내는 이야기가 좋은데 우리에게 조금은 불편하게 느껴지는 사랑이야기도 그녀가 풀어내면 전혀 어색하지도 충분히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게 된다.  

 

이번에 만난 에쿠니 가오리의 에세이 '우는 어른'은 '울지 않는 아이'를 발표하고 난 이후부터 5년 동안 쓴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울지 않는 아이도 우는 아이와 함께 읽었기에 그녀가 얼마나 섬세한 감성을 가진 작가인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자신만의 감성을 그대로 가지고 성장한 그녀가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섬세하고 감성이 풍부한 모습으로 살고 있는 이야기를 통해 좀 더 그녀를 알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결혼할 때 남편에게 에쿠니 가오리처럼 살고 싶다고 말했다면 어떤 대답을 들었을까? 틀림없이 남편의 성격을 생각할 때 틀림없이 한소리 들었을 거 같다. 솔직히 다른 부부보다 서로의 사생활을 존중하며 사랑하며 사는 그들의 모습이 살짝 부럽기도 했다.

 

나이 차이와는 상관없이 친구를 만드는 그녀의 친화력은 대단하다. 그녀의 아버지가 유학길에 오르는 그녀를 자신의 친구에게 부탁하고 아버지의 친구와 학교 다닐 때는 물론이고 귀국하고 난 이후에도 만남이 지속하고 있는 것, 다른 것은 몰라도 혼자서 술을 먹게 만드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이야기, 나는 비는 좋아하지만 천둥, 번개가 치는 것은 무서워서 싫은데 저자는 이런 날씨를 극도로 좋아한다 말한다. 부부 싸움을 한 후에 가게 되는 북 센터, 이를 잘 닦아서 약한 이 때문에 상아 이빨이 갖고 싶은 이야기, 나름 유명한 작가라고 알고 있는데 잘못 들어 선 길에서 보게 된 도시락 행렬... 에쿠니는 그 줄에 서서 도시락을 사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밖에서 식사를 한다. 너무나 소탈하고 스스럼없이 도서락을 사서 먹는 모습이 연상이 되어 그녀가 더 친구하게 느껴진다. 미망인이고 남편이 도와주고 있다고 믿으며 혼자만의 여행이 좋다는 나이 지긋한 부인의 이야기... 나도 가족들과의 여행도 좋지만 혼자서의 여행을 좋아하기에 그녀의 활달한 이야기에 미소를 지으며 읽었다. 이외에도 혼자서 운전하면서 겪었던 즐겁지 못한 기억, 갖고 싶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 중에는 나도 세 가지 소원이 이루어졌으면 했던 때가 떠올랐고 나는 지금 무엇을 원하고 갖고 싶은지 새삼 생각해 보게 된다. 다른 어떤 것보다 우리의 정서에서는 쉽게 용인하기 아직은 어려운 남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는 다양한 남자들과의 교류가 전혀 어색하거나 이상하지 않아 에쿠니 가오리니까 가능하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여자가 더군다나 결혼을 한 여자가 남자들과 친구를 한다는 것이 여전히 어렵고 쉽지 않은 우리 정서상 저자처럼 담백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분위기나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 만큼 결혼과 함께 학창시절 알던 친구들과 멀어지고 이성과의 인간관계를 거의 끊고 살고 있는 나로서는 특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책 안에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낸다. 자신의 색깔을 입혀 풀어낸 이야기에 빠져 읽었다. 다음 에세이는 언제쯤 나올지... 에쿠니 가오리의 에세이는 너무나 솔직하고 담백해서 읽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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