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 프로젝트
그레임 심시언 지음, 송경아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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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세상에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은 드물 것이다. 완벽한 외모에 머리와 성격까지 좋은 완벽한 사람... 이런 사람이 있다면 내 눈에 띄기 전에 분명 다른 사람이 먼저 알아보고 차지했을 가능성이 크다. 사랑을 위한 만남이 아닌 자신에게 가장 완벽한 DNA를 갖고 있는 이상형의 배우자를 찾기 위해 '아내 프로젝트'를 계획한 남자의 좌충우돌 로맨스가 책을 읽는 내내 즐겁다.

 

'로지 프로젝트'의 주인공 돈 틸먼은 몇 달만 있으면 마흔 살의 노총각 유전학과 교수다. 섬세하고 자상하며 능력 있고 요리까지 잘하는 한마디로 매력적인 남성이다. 이처럼 완벽한 그에게는 여자와의 연애는 어렵다. 실패하는 연애를 하느니 자신이 만든 아내 프로젝트 항목에 부합하는 여자와의 결혼을 하려는 남자... 한편으론 이 남자 어쩌나 싶으면서도 귀엽다는 생각이 살짝 들기도 했다.

 

돈은 자신의 아내 프로젝트 계획을 친한 심리학 교수 진에게 털어 놓는다. 프리한 연애관을 가진 진은 돈의 프로젝트를 적극 도와주며 한 여성과 돈의 만남을 주선한다. 여성의 이름은 로지 자먼... 게이 바에서 일하며 약속 시간도 지키지 않고, 계획성도 없어 보이고, 채식주의자에 흡연까지 하는 그녀... 돈이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 정해 놓은 항목에 부합하지 못한 여성인데도 그녀와의 만남이 즐겁게 느껴진다.

 

로지는 눈 색깔을 통해서 자신의 친부가 따로 있음을 알고 아버지를 찾고 싶어 한다. 로지의 이런 계획을 이번에는 돈이 적극적으로 도와주게 된다. '아버지 프로젝트'에 강한 의욕을 보이며 로지와 함께 친부가 누구인지 도와주며 그녀와 자꾸만 만남을 이어가는 돈은 어느새 자신이 로지에게 빠져 있는 것을 느끼게 된다.

 

무엇보다 아내, 아버지를 찾는 프로젝트를 한다는 자체도 엉뚱하고 기발하게 느껴져 웃음이 난다. 인생이 계획대로 흘러가는 경우는 드물다. 더군다나 인생의 반려자를 찾는 일은 더욱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 성격부터 시작해서 하나에서 열까지 서로가 다른 남녀가 서서히 서로의 매력에 빠지고 마침내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되겠다는 사랑에 빠지고 만다.

 

서로 다른 두 남녀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귀엽고 유쾌하게 느껴진다. 로지의 아버지를 찾기 위해 DNA 샘플 채취를 하는 모습 등이 저절로 연상이 되어 웃게 만든다. 이런 사랑스러운 커플이 있다면 무조건 응원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규칙적인 삶을 사는 남성과 불규칙적이고 충동적인 여성과의 예측불허의 사랑은 그들이 함께하는 동안 계속 될거라 여겨진다. 기분을 좋게 만드는 유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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