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샤를 페로 고전 동화집 - 온 가족이 함께 읽는
샤를 페로 지음, 김설아 옮김 / 단한권의책 / 2013년 11월
평점 :
어른들을 위한 동화란 이야기에 끌려 집어 든 책이다. 예전에도 동화를 좋아했지만 지금도 기분이 한 번씩 꿀꿀하거나 우울할 때 아들의 동화책을 읽으면 기분 전환이 되는 것을 느낀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도 있었고 내가 처음 알게 읽게 된 동화다 있어 나름 재밌고 신선하게 느껴진 책이다.
당나귀 가죽 Donkey-skin
신데렐라 Cinderilla; or, The Little Glass Slipper
잠자는 숲 속의 공주 The Sleeping Beauty in the Wood
고수머리 리케 Riquet with the Tuft
엄지 동자 Little Thumb
장화 신은 고양이 The Master Cat; or, Puss in Boots
어리석은 소원 The Ridiculous Wishes
빨간 망토 Little Red Riding Hood
요정 The Fairy
푸른 수염 Bluebeard
총 열 개의 고전 동화가 실려 있다. 그 중에서 내가 모르던 당나귀 가족, 고수머리 리케와 더불어 알고 있는 고전동화와 함께 영문본이 책의 뒤편에 따로 함께 실려 있어 영어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더더욱 반갑게 느껴지는 책이다.
고수머리의 리케는 현명하고 똑똑하지만 못생긴 남자다. 이웃나라에는 두 명의 공주가 있는데 첫째 공주는 아름답지만 사리분별을 못하고 엉뚱한 말을 던지는 지혜가 부족한 여자이고 둘째는 얼굴은 못생겼지만 지혜가 풍부하고 현명하다. 리케는 상대를 자신처럼 지혜롭게 만드는 능력이 있는데 우연히 리케와 마주친 첫째 공주는 리케에게서 지혜를 받게 된다. 언니가 자신보다 예뼈도 지혜롭지 못하다는 것에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둘째 공주의 마음은 씁쓸하다. 첫째 공주 역시 자신을 다시 보는 사람들로 인해서 행복하기만 하다. 헌데 못생긴 리케와의 결혼 약속을 지켜야 하는 것에 신경이 쓰인다. 리케와 첫째 공주는 다시 만나고 첫째 공주가 가진 능력을 이용해 리케도 멋진 남자로 변해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동화란 것이 권선징악을 강조하는 면이 두드러지는데 이 책 역시 그런 면에서 열편의 고전동화에서 샤를 페로는 당시 사회가 가진 부조리와 불합리를 파헤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우리가 생각하는 상투적인 교훈을 던져주기 보다는 이야기가 가진 상징과 은유를 통해서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고 한다.
시대가 아무리 흘러도 오래도록 기억되는 명작들이 있다. 우리가 읽었고 후대가 읽을 고전동화 역시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빛을 발한다. 동화가 가진 진짜 의미와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이야기에 빠져든다. 이 책이 샤를 페로의 1697년에 발표한 초판본이라 그 의미가 더 크다.
어린이들이 읽기에는 딱딱한 분위기라 조금 재미가 덜 느낄 수 있지만 어른들이 읽기에는 딱이다. 동화책을 좋아하는 어른이라면 충분히 만족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