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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
야기사와 사토시 지음, 서혜영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서점이나 헌책방이 나오는 이야기는 읽을수록 마음이 따뜻해지고 편안해져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한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시리즈를 특히나 좋아하는데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도 도쿄의 거리에 위치한 헌책방 거리 진보초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원작소설이다. 우리나라에도 헌책방 거리가 여러 군데 있었는데 이제는 거의 다 사리지고 헌책방이 몇 군데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기도 했다. 세월의 흔적이 온전히 남아 있는 헌책방 거리가 사라지지 않고 오래도록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스토리는 다카코란 아가씨와 그녀의 외삼촌이며 모리사키 서점을 운영하는 사토루의 일상에 관한 이야기다. 다카코는 연애 감정을 가지고 사귄 남자가 있다. 허나 이 남자는 단지 다카코를 즐기기 위한 상대로 밖에 생각하지 않았는지 그녀에게 자신의 결혼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들려준다. 마음의 상처를 받고 결국 회사까지 그만 둔 다카코... 방황하는 그녀에게 외삼촌 사토루의 모리사키 서점을 도와달라는 전화를 받게 된다. 엄마에게 내려가느니 외삼촌의 서점에서 일하기로 한 다카코.. 그녀의 서점 2층 생활은 그렇게 시작된다.
다카코는 평소에 책과 그리 친하지 않았지만 모리사키 서점을 찾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카페 스보루를 출입하면서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고 서점에도 애정이 생긴다. 우연히 한 권의 책을 통해 책이 주는 재미에 빠져 그녀는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더군다나 외삼촌 사토루는 다카코의 마음의 상처를 없애기 위해 용기를 내야함을 강조한다. 다카코는 용기를 내어 옛남자친구를 찾아가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며 그와의 인연의 끈을 놓으며 마음이 편안해진다.
두 번째 이야기는 외삼촌 사토루의 아내인 외숙모 모모코가 5년 전에 갑자기 사라졌다가 홀연히 다시 나타난 이야기다. 아내를 사랑하지만 그녀가 다시 자신의 곁을 떠날까봐 불안한 외삼촌의 부탁으로 모모코의 마음을 떠보려는 다카코.. 이런 다카코의 모습에 모모코는 여행을 제의하는데....
운명적인 사랑이라 믿었던 남자에게 다른 가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여자의 아픔은 상상이상이다. 상처를 가진 모모코는 사토루와의 만남을 통해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다고 생각했지만 이 모든 게... 아픈 상처를 안고 있기에 더 소중하게 생각했던 존재를 잃어버렸을 때 모모코는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다. 그래서 사토루의 곁을 떠난 것이다. 다카코를 통해 모모코의 진짜 이유를 알게 된 사토루는 이번에는 아내를 잃고 싶지 않다. 그녀가 있을 곳을 떠올리며 달려가는데....
모리사키 서점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이나 카페 스보루의 사람들과 손님들의 모습이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다.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 느껴지는 이야기에 빠져 아주 재밌게 읽었다. 근사하고 멋진 행복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의 소소한 일상을 즐기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마음이 푸근해진다.
고서당, 헌책방, 서점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도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처럼 시리즈도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2010년에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기회가 되면 영화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