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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의 여자
최복현 지음 / 노마드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최복현 시인의 자전적 사랑이야기라고 책표지 쓰여 있어 관심이 간 책 '화요일의 여자' 왜 화요일의 여자인가? 하는 의문이 먼저 들었다. 읽는 동안 풋풋했던 첫사랑이 생각나기도 했고 그때처럼 순수하게 사람을 진정 좋아하는 마음을 가진 시기가 떠올라 입가에 쓸쓸한 미소가 지어진다.
주인공 보라는 능력있는 남편을 둔 덕분에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이 살고 있는 주부다. 친구와 함께 문화센터 시강의 듣기로 하는데 강사가 그녀의 첫사랑 소년 강시원이다. 교사인 아버지가 유달리 아끼던 소년 강시원... 가정 형편상 진학을 꿈꾸지도 못하는 시원이가 어떻게 이 자리에 서게 되었는지 보라는 무척이나 궁금하고 설레인다.
보라와 시원은 서로가 첫사랑이다. 시원과 보라가 서로에 대한 감정을 키우면서 10대를 보내게 된다. 대학 진학을 앞둔 시점에서 갑자기 학교를 그만두게 된 아버지로 인해 보라는 취직을 결심한다. 그때까지도 학업과는 거리가 있던 시원이지만 그를 향한 마음만은 진실하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시원과 함께 하려던 그 날, 그 곳에서 보라는 깊은 절망감을 맛보게 된다.
남편의 외도녀를 우연히 알게 되고 그녀를 직접 본 이후에 마음을 닫아버린 보라는 행복하지 않다. 이럴 때 잊고 지냈던 첫사랑 시원이 등장하면서 보라의 마음은 마구 흔들린다.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시원과의 행복을 꿈꾸기에는 세상의 눈에... 현실에 너무나 적어 있는 자신을 보게 된다. 쉽게 새로운 도전을 선택하지 못하는 보라의 모습은 현실 속에서 충분히 만날 수 있는 인물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부부보다는 생활에, 정에, 자식 등에 여러 이유로 그냥 사는 부부가 더 많다. 행복하기 위해 둘이 만났는데 정작 행복은 저 멀리 있다고 느끼는 마음....
보라의 선택이 옳다고 말할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 그녀의 선택에 현명했다고 말하고 싶다. 첫사랑.. 분명 아련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가지고 있다. 허나 현실에서 그 사랑이 이루어지면 정말 행복할까? 그것도 결혼한 사람으로 살고 있는 현실을 박차고 나갈 만큼... 보라의 현재의 삶이 결코 행복하지 않아도 그녀 스스로 남편과 진솔한 대화를 한 이후에 선택을 해도 늦지 않으리라 본다.
아련한 첫사랑의 모습이 탁하지 않게 그려져서 그나마 다행이다 싶다. 좀 더 자신이 믿고 기다렸다면 모든 것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보라의 마음은 그만큼 시간이 흐르고 행복하지 않은 결혼 생활을 하고 있기에 드는 생각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의 사랑방식이 다르듯 보라, 시원의 사랑방식도 다르다. 절망을 맛 본 보라는 현실에 안주하는 결혼을 선택했고 자신의 못난 부분을 채우고 다시 첫사랑 보라 앞에 서고 싶은 시원은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그녀 앞에 나타나지만 쉽지가 않다.
아름다운 첫사랑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도 좋았지만 최복현 시인님의 자전적 이야기라 기대감을 가지고 읽었는데 기대한 만큼의 재미가 있어 좋았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달달한 로맨스 소설이 당기는데 비록 로맨스소설이라고 하기엔 뭐하지만 잊고 지낸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아련함이 좋은 책이니 사랑이야기를 좋아하는 분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