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루미네이티드
매트 브론리위 지음, 정영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오래전에 사라진 희귀한 책을 찾아 그 속에 담겨진 비밀을 풀어내면 엄청난 진실이 전 세계를 깜짝 놀랄만한 일이 일어난다는 사건을 다룬 이야기는 책에서 보았을 법한 조금은 익숙한 이야기다. 매트 브론리위의 '일루미네이티드' 역시 구텐베르크가 인쇄한 ‘구텐베르크 성서’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인쇄물이다. 구텐베트크가 만든 성서 속 ‘채식장식’ 해석을 둘러싼 픽션으로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한 착각을 일으키는 면이 있는데 아무래도 다빈치 코드를 비롯한 이와 유사한 작품들을 책이나 영화를 통해서 미리 만났던 것이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 어느 나라나 비슷하듯 부와 명예, 모험을 즐기는 삶을 쫓는 사람들은 가정에 소홀하기가 쉽다. 고대성서학자로 활동했던 오거스트 애덤스 역시 결혼을 했지만 가족보다는 자신이 추구하는 진귀하고 희귀한 책들을 찾아다니며 전 세계를 누비다보니 자연스럽게 가족과는 멀어지고 결국에는 이혼까지 하고 아들은 아내가 키우고 있다. 그의 아내 역시 고대성자학자란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다.

 

오거스트 애덤스는 진귀한 책 구텐베르트의 성서를 찾아내어 자신에게 이 일을 의뢰했던 남자를 만나러 가는 비행기에 탑승해 있다. 그는 매력이 넘치는 아름다운 한 여인과 옆자리에 앉게 된다.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며 유쾌한 시간도 잠시 그녀가 빌려주는 전화기를 타고 들려 온 아들의 목소리는 심각하다. 위험에 처한 장모님과 아들의 생사...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며 오거스트에게 구텐베르크 성서를 원하는 옆자리 동승녀....

 

세 권 속에 담겨진 비밀을 풀어야만 하는 상황...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처의 도움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오거스트는 전처에게 아들과 그녀의 친정엄마는 물론이고 자신 또한 위험에 처해 있다며 도움을 요청한다. 그녀는 자신이 믿고 있는 남자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그 역시 이 모든 일의 직접적인 관련이 있음을 스스로 고백하는데...

 

스토리는 다소 맥이 살짝 빠지듯이 흘러간다. 비행기 안에서 풀이를 계속해 가는 오거스트는 물론이고 직접 발로 뛰며 위험에 노출되는 그의 전처.. 여기에 남달리 영특함을 자랑하며 숨은 그림 맞추기에 남다른 재능을 보이는 오거스트의 아들까지... 세 사람은 같은 위험에 놓이지만 이 모든 것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새삼 느끼게 된다.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지어지는 이야기지만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졌던 채석장식이 너무나 허무하고 어이없이 비쳐지는 면이 크다. 다소 무겁고 위험스러운 소재를 다루고 있는 픽션 소설치고는 스토리의 긴장감이나 속도감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 오거스트가 비행기 안에서만 활동하는 것이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면도 있는 듯 느껴지기까지 한다. 직접 발로 뛰며 위험에 노출되기도 하고 진실을 풀어갔다면 좀 더 생동감 있는 픽션 소설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항상 이러한 사건이 일어나는 곳에 나타는 FBI는 물론이고 우리에게 익숙한 드라큘라 백작의 부자에 관련된 이야기나 고아파, 용의 기사단과 같은 종교단체에 대한 추격적 이야기를 조금만 더 흥미진진하게 끌고 갔다면 재밌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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