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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사랑한다 2
김이령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에서 가장 싫은 감정 중 하나가 질투가 아닐까 싶다. 작고 사소한 질투와 시기심은 사람을 발전시키는 면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김이령 작가님의 '왕은 사랑한다' 1권에서는 세상의 중심에서 삶을 살고 있는 고귀한 남자 원이 흔들린다. 누구보다 그 자신이 알고 있다. 자신의 감정이 얼마나 위험하고 비겁한지... 그러나 마음 속 깊숙이 마음을 품었던 사랑하는 사람과 가장 친한 벗이 서로를 향한 마음을 보았을 때 자신 안에 숨어 있던 어두운 늑대의 푸른 습성을 들어내고 것으로 1권이 끝이 난다.
세자 원에 의해 결혼 자체를 하지 못하게 된 '산'... 궁으로 들어간 옥부용과 산의 하녀 비연이 마음에 품은 남자 무적으로 인해 산의 아버지는 죽음을 맞게 된다. 이 모든 것에 기꺼이 참여했던 무적이지만 비연을 만나면서 조금씩 마음이 흔들리고 결국 그녀에게 모든 것을 털어 놓은 후 둘은 함께하기로 한다.
서로를 향한 마음을 잊을 수 없는 산과 린.... 두 사람은 그들을 만나게 도와주려는 인물들로 인해 만나게 된다. 자신의 처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차마 함께하자는 말을 못하는 두 사람... 허나 두 사람의 사랑은 갈수록 깊어만 가는데....
산에 대한 세자 원의 마음은 가질 수 없기에 더 커져만 간다. 그로인해 몽골인의 여자를 산으로 착각하여 취하는 실수까지 범하고 만다. 그녀 역시 자신 안에 흐르는 높은 긍지의 피를 가졌기에 원을 멀리하고 싶지만 마음은 그를 향해간다. 그녀 또한 원이 사랑하는 여자 산에 대한 궁금증이 갖고 있지만....
스토리는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심한 갈등과 질투, 시기심, 분노와 같은 여러 감정들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 원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원이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은 그를 한 번 더 깊은 수렁으로 떨어뜨리고 이 과정에서 왕이 총애하는 여인이 가담했다는 반역자들을 처단하기에 이른다. 여기에는 숨은 세력으로 자리 잡은 인물이 커다란 역할을 차지하지만 아직은 그에 대해서는 원이나 린은 모른다.
벗을 아끼기에 형의 어리석은 행동이 두렵고 누이동생의 사랑이 안타까운 린... 그러면서도 그는 산과 함께 있으면 행복하다. 산이 깊은 안쓰러운 마음에서 행동했던 일이 급기하는 두 사람에게 커다란 위험을 초래하는 불씨가 되는데....
린이 세자 원의 곁을 떠나 산과 함께하기로 마음을 먹자 원은 이들을 막는다. 그는 자신의 질투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알면서도 실행에 옮긴다. 함께하고자 하는 연인이 서로 다른 위험에 처하는 이야기로 2권이 끝이 난다.
기존의 사극 로맨스 소설에서는 거의 다 우정과 사랑이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사랑을 하지만 벗을 위해, 또는 주군을 위해 기꺼이 사랑을 마음속으로 접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왕은 사랑한다'에서는 사랑, 우정 모두를 가졌지만 두 가지를 다 소유하지 못해서 변해가는 인물을 표사하고 있는 새롭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가 더 신선하고 재밌게 느껴지는 면이 있다.
달달한 로맨스 소설은 해피엔딩이 좋다. 한두 사람이 아니고 전체적인 해피엔딩이면 더더욱 좋은데 '왕은 사랑한다'에서는 해피엔딩이 될지 의문스럽다. 2권의 마지막이 너무나 암울해 보여서... 가상의 인물과 실제 왕을 중심으로 다양한 감정들이 사실감 있게 나타난 정통 사극... 왕은 사랑한다. 마지막 3권 남은 상태에서 세 사람의 운명이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궁금해서 빨리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