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 재킷 - 17세 겨울 스기하라 사야카 시리즈 3
아카가와 지로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얼마 전에 스기하라 사야카 시리즈의 1권을 읽었다. 어쩌다보니 1권부터 차례대로 읽어야하는데 난 2권을 가장 먼저 읽고 1권, 3권을 읽게 되었다. 15살의 사야카가 17살의 고등학교 2학년으로 성장해 있는 3편 '갈색 재킷'은 계절도 겨울이라 지금과 딱 맞는 소설이란 생각이 든다. 이번에도 역시나 잡자마자 단숨에 쑥 읽어 내려갈 정도로 빠져서 읽은 책이다.

 

갈색 재킷은 사야카의 등장이 아닌 중학교 은사인 안자이 기누코 선생님과 가와무라 형사가 오래간만에 미술관에서 데이트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기누코 선생님을 좋아하기에 오늘은 기필코 마음을 고백하려는 가와무라 형사의 용기 있는 고백은 낯선 여인의 비명소리로 인해서 묻히고 만다.

 

기누코 선생님과 가와무라 형사가 무사히 구출해 놓은 아가씨는 그만 기억을 잃어버리고 만다. 그녀의 손에 남겨진 남성용 재킷... 분명 기억을 잃어버린 여인이 연못에 빠진 것과 깊은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는데 기누코 선생님의 연락을 받은 사야카가 미술관에 도착하며 우연히 본 남성의 모습이 자꾸만 신경 쓰인다.

 

사야카와 친하게 지내는 친구 교코는 예상치 않게 위험에 빠지면서 의문의 여인과 친구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사야카가 놓인다. 모르는 사람보다 친구를 구하고 싶어 하는 사야카의 마음은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이다. 둘 다 지킬 수 있으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이 한 명을 선택한다면... 허나 이 일로 인해 오히려 사야카 본인이 죽음과 직면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사건을 이끌어 가는 틀은 있지만 그것보다 기누코 선생님에게 들어 온 맞선과 그녀, 가와무라 형사...두 사람의 마음이 사랑을 키워가는 연인들의 모습을 닮고 있어 사랑스럽다. 기누코, 가와무라 형사와는 달리 2권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교코와 마쓰오 선배는 어려움을 겪는다. 용기 있는 자 사랑을 쟁취한다지만 아직 마쓰오도 고3에 대학입시를 앞두고 있고 의사가 되려는 교코 역시 학업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니 그들의 인연이 아니라 고해도 용기를 잃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사야카 시리즈의 장점은 소소한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적이고 보수적인 안자이 기누코 선생님과 심성이 선하고 착한 가와무라 형사의 사랑의 방식이 요즘처럼 스피드한 연애를 보여주는 젊은이들과 달라도 너무 달라 조금 답답한 면이 있지만 귀엽다. 사야카와 아키오 역시 앞으로 어떤 식으로 발전해 나갈지 모르기에 그들의 성장이 기대되어 책을 읽으며 자꾸만 미소가 지어진다.

 

한 해에 한 권씩 나오니 15살의 중학생이 제법 숙녀 티가 나는 소녀로 성장한 사야카... 앞으로 사야카의 모습이 어떤 식으로 발전해 갈지 궁금하고 탐정으로서의 활약이 역시도 기대가 된다. 내가 워낙에 좋아하는 장르다보니 주위 사람들에게도 많이 이야기하는데 사야카와 같은 학년의 조카가 미스터리 추리소설에 조금씩 관심을 보인다. 다른 책도 좋겠지만 사야카 시리즈를 통해 미스터리 소설에 입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란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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