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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달콤한 재앙
케르스틴 기어 지음, 함미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1월
평점 :
'이토록 달콤한 재앙' 제목이 아리송하다. 어떤 재앙이길래 달콤할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시간여행을 하는 소녀 연작 시리즈를 통해서 저자 케르스틴 기어를 알게 되었다. 피를 통해 시간여행을 하는 소녀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었는데 이번에는 전혀 새로운 느낌의 성인 로맨스 소설을 만났다.
주인공은 카티는 결혼 5년차의 평범한 여성이다. 너무나 평범한 그녀의 일상에 어느 날 한 남자가 나타난다. 일을 위해 참석한 세미나에서 누구나 한눈에 마음을 빼앗겨 버릴 정도로 잘 생긴 마티아스란 남자... 그의 존재는 카티에게 남편 펠릭스와의 평온한 생활 속에서 느끼지 못한 열정을 일으켜 그녀를 당혹케 하지만 그럼에도 마티아스에 대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카티는 베프친구의 전남편이 주최하는 파티에 갔다가 마티아스와 재회를 한다. 도덕적, 윤리적으로 아내란 본분에 맞게 마티아스에 대한 생각 자체를 안 하려해도 그녀는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떠나는 마티아스를 만나러 달려간다. 두 사람의 깊은 키스 도중에 그들을 향해 다가오는 거대한 물체....
카티가 눈을 떠 자신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헷갈려 한다. 도저히 믿을 수 없지만 시간이 맹장수술을 한 처녀시절로 돌아가 있다. 미래를 알기에 자신을 향해 오는 강한 끌림의 남자 마티아스와의 관계를 위해 과거를 바뀌고 싶다. 모든 것은 그녀의 손에 달렸다. 허나 미래란 것이 완벽하지 않는 작은 시간차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카티의 노력은 빛을 발하는데....
무엇보다 카티란 인물이 가진 평범하고 덜렁거리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작품이다. 그녀의 남편 펠릭스는 의사에 가정적이고 아내를 사랑하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이다. 마티아스는 잘 생기고 능력도 있는데다 자상하고 사랑에 열정적이기까지 한 그야말로 여자들이 꿈꾸는 남자다. 이런 남자를 원하는 카티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하면 불륜이라고 카티의 욕망은 기혼녀일 때는 불륜이지만 타임 슬립을 통해 결혼 전 과거의 시간으로 간 뒤의 행적은 로맨스다. 맘껏 자신이 원하는 로맨스에 빠져 행복함을 느껴야하지만 자꾸만 펠릭스와의 크고 작은 일로 엮이게 된다. 그의 옛여자친구에 대한 사소한 것까지 신경 쓸 정도로 카티는 펠릭스에 대한 소소한 것도 놓치지 않는다. 미래의 남편을 바꾸고 싶었지만 운명은, 사랑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결혼을 하고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부부는 정으로 살아가는 가족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경우가 많다. 애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페르몬이 샘솟던 시간이 지나면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는 사이로 변한다. 개인적으로 난 이런 관계가 좋다. 평생을 함께 할 사람이기에 그의 장단점이나 나의 장단점을 서로 다 알고 편안해진 사이.... 서로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며 늙어 갈사이기에 아무 말 안 해도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이가 좋다.
현실에서 가능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 흥미롭게 느껴졌으며 카티를 중심으로 펠릭스, 마티아스란 인물도 좋았지만 그녀의 직장 동료나 개성 강한 시댁 사람들, 친구들, 펠릭스의 옛여자친구까지 전부 개성 있는 인물들이라 스토리의 재미를 더해준다.
평생 살면서 한 번쯤은 혼을 빼놓는 사랑을 꿈꾸는 사람도 있다. 내가 만약 타임 슬립으로 결혼전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간다면 난 현재의 남편을 선택할까? 어릴 때 만나 3년 남짓 연애를 하다 결혼을 해서 다른 사람과 어울려 볼 시간이 없었기에 사랑을 떠나 지금과는 다른 인생을 꿈꾸게 된다. 내 능력을 알아보고 발휘할 수 있는 삶... 소소한 재미가 느껴지는 로맨스 소설이라 즐겁게 읽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