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굴러가는 88일간의 자전거 유럽여행
김정희 지음 / 더블:엔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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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일간의 자전거 유럽여행... 제목만 보아도 가슴이 설렌다. 얼마 전부터 유행처럼 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버킷리스트 작성이다. 나 역시 몇 달 전에 다른 책을 읽고서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보았다. 버킷리스트 작성을 하면서 제일 처음으로 꼽은 것이 유럽여행이였다. 그것도 짧은 여행이 아닌 3개월에서 6개월 사이의 긴 배낭여행이다.

꿈으로 끝나는 여행이 아니라 건강하고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실천을 하고 싶은 여행이다. 계획한 것이 있기에 유럽여행이야기를 담은 책에 관심이 많고 찾아서 읽는 편이다.

 

'어떻게든 굴러가는 88일간의 자전거 유럽여행'의 저자 김정희씨는 30대로 평범한 회사원이였다. 여행을 좋아하는 형내외와 함께 떠난 유럽여행.... 나이를 떠나 이들의 모습은 젊은 사람들이 보기에도 부러울 뿐이다. 허나 부모님의 입장에서 본다면 다 자란 아들들이 잘 다니던 직장, 가게를 그만두고 무작정 여행길에 오른다면 두 팔 들고 환영할 수 있을까 싶다. 이슈씨도 여행을 끝내고 돌아왔을 때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다시 일자리를 찾아야하는 어려움에 경제적인 측면 역시 힘들어졌지만 그럼에도 참 잘 다녀 온 여행 이였다고 회상한다. 잘 떠난 여행이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배우게 된다.

 

장기 여행을 계획했기에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더군다나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배낭여행이 아닌 자전거를 이용한 여행이다. 나같이 기계치에 물건을 잘 못 다루는 사람에게 있어 작은 펑크만 생겨도 자전거는 이동수단이 아닌 애물단지로 전략하기 쉽다. 자전거에 대한 세심함과 긴 여행을 위한 컨디션 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꼭 챙겨야 하는 물품들을 정리하는 것도 하나의 일이라 편리성과 효율성을 생각해서 짐을 챙기고 비행기 제한 무게를 생각해 잘 배분해서 정리하는 이야기는 내가 예전에 떠났던 여행길을 떠올리게 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첫 여행지는 스페인의 바로셀로나... 여행 첫날부터 심상치 않다. 외국어를 잘 구사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어려움이 덜하겠지만 같이 간 형님네 내외는 나름 영어도 잘 해서 큰 어려움 없는데 저자는 버벅거리는 영어실력으로 인해 이런저런 어려움을 느끼곤 한다. 여기에 큰 맘 먹고 구입한 간지나는 고글 역시 형수님에 의해 못쓰게 된다.

 

저자가 언어의 장벽을 가장 크게 느낀 나라 프랑스... 도착하는 날부터 쏟아지는 비로 인해 할아버지 세 분과의 만남이 행운처럼 느껴며 나름 만족할 만한 프랑스에서의 첫 날을 시작한다. 문화와 예술의 도시답게 파리는 어디를 둘러보아도 다 예술품들이라 표현해도 좋을만한 모습들이 사진 안에 담겨져 있다. 내가 파리에 간다면 다른 것은 몰라도 꼭 가보고 싶은 팡테옹, 에펠탑, 몰파르나스 타워에서 내려다보는 파리의 야경은 꼭 보고 싶을 정도로 사진 속 모습이 아름답다.

 

여행을 떠나면 아무리 친한 형제자매는 물론이고 가족, 친구도 소소한 말다툼을 하게 된다고 한다. 나역시 작년에 인도배낭여행에서 함께 동행 한 세자매를 통해서 이런 모습을 보았는데 이슈는 날씨와 여행 속도에 대한 불만으로 다음 여행지인 벨기에부터는 혼자만의 여행을 시작한다. 벨기에서의 첫 날 역시 텐트 치는 것부터 시험에 들지만 자전거 부품을 이용한 덕분에 위기를 넘긴다. 벨기에에서도 어김없이 비로 인한 고충이 찾아왔지만 여행 중 가장 친절한 나라라고 느낄 정도로 벨기에인들의 친절은 그를 감동시킨다.

 

벨기에부터 여행을 혼자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어려움이 닥히면 자연스럽게 형내외에게 문자를 보내는 이슈... 그들은 따로 또 같이란 말에 맞게 각자의 여행을 즐기면서 어려움이 닥이면 서로에게 도움을 받는다. 이런 형제의 모습에 자꾸만 미소가 지어진다.

 

많은 인파로 인해서 구경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쏟아지는 비로로 인해 지옥 같았다고 표현한 네덜란드를 떠나 독일에 도착... 날씨의 도움하에 매력적인 나라 독일을 보고 느끼고 거기에 가장 맛있다는 맥주까지... 다시 프랑스... 얼마 전에 꽃보다 할배에 소개되었던 아름다운 동네 쁘띠프랑스는 사진을 보니 얼마나 예쁠지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든다. 이탈리아, 그리스까지... 손예진씨의 청순한 모습이 이뼜던 CF 포카리스웨트의 촬영지 산토리니는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모습이라 이미 많은 나라와 도시를 담은 사진 속에서도 아름다운 사진 중 하나란 생각이 든다. 그리스 아테네를 마지막으로 3개월간의 긴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다.

 

말이 좋아 자전거여행이지 정말 힘들지만 알찬 여행이란 생각이 든다. 천천히 두 눈으로 여행지의 모습을 담는 것을 좋아해 배낭여행을 좋아하지만 선뜻 혼자서 할 수 없기에 망설이게 되는 여행이다. 그러다보면 할 수 없이 자유여행보다는 패키지 상품을 찾아 여행을 떠나곤 하는데 온전히 여행지의 모습을 두 페달에 의지해 하는 여행... 힘들지만 그만큼 보람 있고 뿌듯함이 남는 여행이란 걸 느끼게 된다.

 

여행에세이지만 사진으로 눈을 즐겁게 함은 물론이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에서도 함박웃음을 짓게 하는 요소들이 곳곳에 들어 있다. 덜렁거리고 예쁜 여자에게 무한정 약한 동생(이슈)을 보며 쉴 새 없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이라며 다소 센 이야기를 거침없이 해대는 형(자라옹), 1년이란 장기적 여행길을 계획한 남편을 째려보거나 싫다는 내색 없이 기꺼이 최대한의 휴가(3개월)를 함께 하는 것은 물론이고 혼자 여행을 남편을 대신해 돈을 버는 아내(이슈의 형수)의 다양한 모습에서 참으로 멋진 젊은들이란 생각이 든다. 특히나 이슈씨가 들려주는 여행지의 이야기는 저절로 상황들을 연상하게 만드는 힘이 있어 더 즐겁게 읽게 만든다.

 

나도 올 봄에 스페인 여행을 다녀왔기에 저자가 사진 속에 담아 놓은 가우디 건축물은 사진을 보면서 다시 나의 지난 여행을 생각해 보게 하는 재미가 있었다. 가우디의 다양한 건축물 중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꼽히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의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였는데 기부금만으로 건축이 이루어져 아직도 진행형인 성당의 모습이 기억에 남아 있다. 완성되면 다시 한번 꼭 보고 싶은 건축물이고 스페인이란 나라가 주는 매력이 너무나 좋아 다시 가보고 싶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저자가 12,000장이나 찍어 온 사진 덕분에 유럽의 아름다운 모습을 온전히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맛깔나는 저자의 여행이야기 역시 책을 읽는 재미를 높여준다. 지루함 없이 소설책 같은 재미를 느끼며 즐겁게 읽었다. 저자가 다시 여행을 떠날 계획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남미에 가고 싶다는 어머님과 함께 여행길에 오를 계획이란 글을 보며 나도 하루 빨리 유럽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아들과 함께 유럽여행을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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