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착역 살인사건 - 제34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2
니시무라 교타로 지음, 이연승 옮김 / 레드박스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일본 미스터리, 추리소설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우는 니시무라 교타로... 솔직히 이 분에 대해는 '종착역 살인 사건'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니시무라 교타로의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는 종착역 살인 사건...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름만 되면 누구나 아는 유명한 일본 추리작가들의 작품을 꽤 접해서인지 다소 약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살짝 들기도 했다. 허나 이 작품이 쓰여진 시기를 생각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학창시절 친하게 지낸 7명이 대학이나 사회생활을 위해 타 지역으로 떠나게 되면서 7년 후 다시 만날 약속을 한다. 사는 게 바빠 미처 연락을 하지 못해도 7년 후의 만남을 위해 1년에 만 엔씩 꼬박꼬박 한 친구 미야모토 다카시의 계좌로 보낼 만큼 7명의 친구는 서로에 대한 끈끈한 마음이 있다. 드디어 친구들의 만남을 실행에 옮겨도 좋다고 느낀 미야모토는 각각의 친구들에게 맞춘 정성이 들인 편지에 그들이 타고 갈 '유즈루 7호' 침대칸의 승차권을 동봉해 보냈다. 4월 1일... 기다리는 시간만큼 설레임도 있지만 혹시라도 못 오는 친구가 있을까봐 살짝 불안한 미야모토 앞에 학창시절과는 전혀 다른 미운오리가 백조로 탈바꿈한 여자친구 요코, 예나지금이나 변함없이 허풍과 과식욕이 강한 친구 카타오카가 나타난다. 친구들이 차례로 나타나는데 열차 시간이 기다려도 한 명의 친구 야스다만이 오지 않는다.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을 느끼는 친구들은 열차 시간에 유즈루 7호에 탑승한다.

 

도쓰가와 경부를 직속상사로 두고 있는 가메이 형사가 학창시절에 그다지 친하지 않았고 연락도 없었던 친구 모리시타와의 연락을 받고 만나게 된다. 그들이 졸업 한 학교에서 교사로 생활하는 그가 연락이 되지 않는 제자를 찾고 싶다는 부탁을 한다. 봄방학을 이용 일부러 찾아 온 친구의 부탁을 들어주고 싶은 가메이 형사는 친구와 헤어진 후 흉기에 찔러 죽은 시체를 보게 된다. 시체의 신원은 통상성 공무원인 야스다.. 오늘 7명의 친구들과 함께 유즈루 7호 침대칸을 타고 고향으로 가기로 한 친구들 중 한 명이다.  

 

 

스토리는 크게 두 개로 나누어서 진행된다. 유즈루 7호를 탄 친구들과 가메이 형사가 친구의 부탁을 받은 일... 유즈루 7호 침대칸에 탑승 한 친구들이 차례로 죽음을 맞는다. 누가, 왜, 이런 일까지 벌이는지... 분명 범인은 그들 안에 있다. 가메이 형사와 도쓰까와 경부는 범인에 대한 확신이 드는데 살인사건이 일어난 시간이 맞추어지지 않는다. 분명 어딘가에 트릭이 존재하는데 그것을 확인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 책이 쓰여진 년도를 생각하면 지금 읽어도 괜찮을 정도로 잘 쓰여진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학교를 떠난 친구들과 사라진 여제자의 행적을 쫓으며 들어나는 그들의 사연... 모든 것이 점차 들어나면서 사건에 숨은 진실이 무엇인지 짐작하게 되는데 마지막에 밝혀지는 진실은 전혀 예상 밖이다. 소소하게 들어나는 진실을 쫓아도 사건을 일으키는 범인의 윤곽도 후반부에 가서야 들어날 정도다. 스토리의 진행 속도나 긴장감은 다소 미흡하지만 그럼에도 미스터리 소설이 가지고 있는 반전이나 트릭은 괜찮다.

 

사람마다 아픔은 다르다. 자신의 욕구를 제어하지 못해 잊지 못할 끔찍한 상처를 상대방에게 남기는 행위, 장난처럼 시작한 일이 돌이킬 수 없는 아픔과 슬픔을 남기는 일....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온전히 그 아픔과 상처, 슬픔을 갖게 된 남겨진 사람은 삶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조금 센 미스터리 소설을 읽는 분들에게는 이 책의 스토리 진행 방식이나 트릭, 전체적인 분위기가 다소 느리고 평범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허나 현실 속에서 이와 비슷한 일들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어 충분히 공감이 되는 이야기다. 기차라는 공간을 가진 낭만적인 이미지를 벗어난 우정여행... 미스터리 추리소설이 가진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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