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분노 조절이 안 되는 호텔리어입니다
제이콥 톰스키 지음, 이현주 옮김 / 중앙M&B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저는 분노 조절이 안 되는 호텔리어입니다'는 호텔리어였던 저자 제이콥 톰스키가 10년 동안 호텔리어로 살면서 자신의 겪은 일들을 풀어낸 이야기다. 솔직히 이 책을 에세이라는 느낌으로 읽기보다는 소설처럼 읽었다. 뛰어난 재미를 가지고 있는 소설은 아니지만 호텔리어로 살아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란 생각을 가지고 읽다보니 책장도 나름 술술 넘어가고 우리나라 호텔로 이럴까 하는 생각이 살짝 해보기도 했다.

 

나란 주인공 '토미'는 부모님이 모두 군인이셨던 관계로 한 번도 제대로 된 친구나 학교생활을 해보지 못하고 떠돌이처럼 살았다. 이런 환경 탓에 어릴 적부터 불안감에 휩싸여 지내던 그는 대학 전공도 철학이란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학문이 아닌 학과를 선택하고 학자금 대출 밖에 남지 않은 쓰레기란 표현을 쓰기에 이른다. 마땅히 취직할 곳도 없는 토미에게 누군가가 호텔리어로서의 삶을 추천한다. 그로인해 그는 주차요원으로서 호텔 일을 시작한다.

 

우리와 달리 외국은 팁 문화가 확실히 자리 잡고 있어 주차요원들도 사실 팁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고가의 멋진 차들을 운전하는 주차요원으로서의 생활에 익숙해질 쯤 좋은 인상과 근무태도가 그를 호텔 프론트로 옮기게 한다. 호텔의 심장부에서 손님들을 다루는 방법을 거쳐 객실 지배인으로 다시 자리를 옮긴다. 헌데 우리가 최고급의 깨끗한 호텔을 떠올리는 모습 속에 우리가 미처 몰랐던 것들이 들어난다. 손님이 쓰고 그냥 버리고 가는 다양한 물품은 물론이고 깨끗이 보이기 위해 유리창 청소용품으로 마시는 컵까지 닦는다는 것은 사실은 듣기만 했지 책에서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글을 보면서 여행을 떠나 호텔에 묵게 된다해도 절대 컵 사용은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호텔에서 주생활이 이루어지다보니 토미도 빡빡한 생활에 회의도 느끼고 통장에 쌓이는 잔고를 보며 여행을 결심한다. 파리로 떠나 덴마크에서의 몇 개월의 짧은 생활을 지나 다시 어쩔 수 없이 먹고 살려니 호텔에 취직을 한다. 이번에는 뉴욕... 뉴욕에서 다시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그는 호텔리어 사이에서 벌어지는 팁으로 인해 험악한 협박에도 시달리고 원하지 않았지만 노조에도 가입하고, 생각지도 못한 능력 있고 매력적인 여자 손님과의 로맨스도 생긴다. 여기에 호텔리어로서의 토미의 일처리를 마음에 들어 하는 손님들까지 생겨나면서 그는 좋은 인상의 호텔리어로서의 자리를 잡게 된다. 허나 예상치 못한 사태로 인해 다시 거리로 쫓겨나게 생겼는데....

 

몇 년 전인가 배용준, 송윤아 주연의 호텔리어란 드라마를 아주 재밌게 본 적이 있다. 드라마를 통해서 호텔리어란 직업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허나 실상 남녀의 로맨스를 주로 다룬 이야기라 호텔리어란 직업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이 알 수 없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10년 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호텔리어로서 10년차가 된 저자로 인해서 호텔이란 공간이 가진 특수한 상황이나 그들의 대처법에 대해 알 수 있다. 여기에 우리가 모르는 호텔이란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그들만의 암투나 시기, 나름의 고충.... 자신의 기분과는 상관없이 웃으며 손님들을 대해야 하는 직종이다 보니 스트레스가 보통을 넘어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호텔을 중심으로 호텔리어들의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나름의 유머와 위트를 가미해 소설처럼 읽을 수 있게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것이 무엇보다 좋았다. 다만 우리나라 호텔과 얼마나 다른지 그것이 궁금해지며 나중에 우리나라 호텔이 가진 모습도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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