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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계곡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35
안드레아스 빙켈만 지음, 전은경 옮김 / 비채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스릴러 소설작가하면 예전하는 자연스럽게 영미작가들을 연상 했지만 이젠 다양한 나라의 작가 분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여러 작가분 중 독일작가하면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통해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넬리 노이하우스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허나 독일에서는 '안드레아스 빙켈만'이 최고의 심리 스릴러 작가란 평을 받고 있다고 한다. '사라진 소녀들'을 통해서 그를 알게 되었는데 그의 신간 '지옥계곡' 역시 심리 스릴러의 진수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줄 작품이라 고해서 기대감을 갖고 읽기 시작했다.
2009년 12월 1일 겨울이 성큼 다가와 있는 오후 시간에 한 여성이 산을 오른다. 산악 구조대원으로 일하는 로만 예거의 눈에 바람이 거세게 부는 날씨에도 산에 오른 의문의 발자국을 따라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위험한 계곡 위에 자리한 다리에 서 있는 여자가 발자국의 주인으로 그녀의 모습이 위태로워 보인다. 짧은 찰나에 난간 너머로 떨어지려는 여성을 간신히 잡은 로만.. 허나 여자는 죽기를 각오했는데 그의 손에서 벗어나려 한다. 결국 그녀의 손을 놓치고 만 로만...
죽은 여성의 이름은 라우라 바이더로 억만장자의 딸이다. 딸의 죽음 앞에 망연자실한 부모지만 딸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밝히기 위해 라우라의 아버지는 탐정까지 고용한다. 마지막으로 라우라의 얼굴을 본 것이 계기가 되어 그녀의 장례식에 초대받아 참석하게 된 로만... 그곳에서 라우라의 절칠한 친구 마라 란다우를 만난다. 마라를 통해 지난 여름 두 쌍의 연인과 한 명의 친구가 동석한 지옥계곡 등반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그로인해 그들 모두가 라우라로부터 멀어지게 된 계기를 듣게 된다.
솔직히 처음의 기대만큼의 흥미진진한 스토리는 아니다. 지옥계곡에서 낯선 남자와 동행하게 된 라우라의 이야기는 그녀에게 닥힌 불행한 사건이 무엇인지 충분히 짐작하게 한다. 여기에 과거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인물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어 어느 정도 사건의 관계를 추측하게 한다.
부러울 거 하나 없는 완벽한 조건의 부모님을 둔 자식들도 결코 행복하지 않아 보인다. 가부장적인 아버지로 인해 힘든 아내이자 엄마, 딸은 물론이고 절대 손해 보는 것을 싫어하는 아버지를 두고 있는 아들의 비틀어진 성격과 행동으로 표출된다.
라우라의 죽음은 그녀를 향한 광적인 집착을 보이는 남자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위험에 빠진다. 그가 누구이고 왜 이런 행동을 벌였는지 마침내 들어나는 진실 속에 인간이 가진 추악한 일면도 나타난다. 한때 사랑했던 사람의 고통을 이용하는 심리는 무엇인지...
현실 속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어 보이는 사건이 발생한다. 작은 이기심과 교만함이 불러온 불행한 사건... 그 사건을 통해 자신보다 친구들을 먼저 생각하는 우정, 사랑이 무너져 내리는 이야기.... 한 인간이 가진 집착이 얼마나 무서운지... 다시한번 느끼게 된다.
아직 '안드레아스 빙켈만'의 작품에 만족했다는 표현은 쓰기 힘들다. 내가 기대했던 심리 스릴러의 진수는 아직 좀 미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다음에 만날 작품에서는 이런 마음을 한 방에 잠재워줄 멋진 작품이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