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사적인 그의 월요일
박지영 지음 / 문학수첩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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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독특하다. '지나치게 사적인 그의 월요일'... 다른 사람에게는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의 월요일을 가진 한 남자의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제목이다.  

 

삼류 재현 배우로 살아가는 한 남자가 있다. 그는 평소에 지독한 변비에 시달리며 악역을 전담으로 하는 재현 배우로 엄마의 집에 전세를 얻어 함께 살고 있다. 사실 그의 인생은 어린 시절 하나의 사건이 트라우마가 되어 꼬인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린이 야구캠프에 참가해서 받은 야구 모자에 묻은 얼룩이 신경 쓰이던 소년 해리... 그는 자신의 모자를 다른 소년과 바꾼다. 허나 운이란 게 요상하게 그 얼룩 때문에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게 되고 얼룩이 묻은 야구모자를 쓴 소년은 '럭키'란 이름으로 불린다.

 

스토리를 사실상 이끌고 있는 재현 배우로 살아가는 나란 인물(해리, 김해경)은  어찌 보면 찌질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방송국 PD로 그가 만든 드라마가 성공을 거두어 출세길에 들어섰을 때 갑자기 불거진 표절논란... 분명 자신의 글이지만 이미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출판된 책의 내용과 너무나 흡사해 결국 퇴사하고 만다. 우연히 시작된 범죄재구성 재현 배우의 삶... 나름 만족하며 살고 있던 어느 날 붉은색 매직으로 온 몸이 낙서된 상태로 죽은 모델의 유력한 닮은꼴 용의자로 지목된 해리가 지목된다. 허나 그는  CCTV의 용의자는 자신이 잘 알고 있던 럭키란 인물이란 느낌을 갖게 된다.

 

해리는 변비로 화장실에 있다가 조연출인 여성을 만난다. 예상치 못한 관계 후 그녀가 내뱉은 해리엇이란 단어로 인해 그녀는 더 이상 그에게 멀게만 느껴지는 존재가 아니다. 조연출이며 해리엇이 해리의 인생을 표절하여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한다. 그녀와의 만남이 이어지던 어느날 낯선 사람이 조연출을 알아본다. 그녀를 보며 그녀의 언니를 이야기 하는 사람... 이 일이 있은 후 조연출은 여행을 떠나는데....

 

엘리베이터란 공간에서 마주한 해리와 어린 소녀.. 소녀의 발칙함이 해리는 두렵다. 허나 그녀는 오히려 자신이 그의 딸이라고 말한다. 잊었던 사랑은 물론이고 조연출, 죽은 모델 등 인물들의 이야기가 복잡하게 엉켜 있다. 도대체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해리가 기억을 잃어버리는 만큼 헷갈리게 한다.

 

해리의 가슴속에는 한 가지 아픔이 깊게 숨겨져 그를 괴롭히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이 야구 캠프에서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자신을 들어내야 할 타이밍을 놓쳐 버린 실수... 더욱이 해리를 바라보는 원망스런 눈동자에 대한 항의 섞인 글이 한 소년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독특한 방식의 스토리라 흥미롭다. 진짜 살인사건의 진실이 의외성을 띄고 있다. 고의성은 없었다지만 진실이 아닌 것을 내 것으로 만들어 버린 일이 점점 커져버려 다른 사람의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그로인해 본인은 물론이고 상대방도 힘든 삶을 살아가게 만드는....

 

책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작품들의 이야기가 스토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 자체나 스토리의 재미가 좋았기에 오래도록 나의 기억에서 흥미로운 판타지 소설이란 생각을 갖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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