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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지우고 남은 것들 - 몽골에서 보낸 어제
김형수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9월
평점 :
작년에 자음과 모음에서 나온 김형수 작가님의 '조드-가난한 성자들'을 읽었다. 역사적으로 너무나 유명한 인물 '칭기스칸'의 생애를 다룬 이야기로 그 전에 이미 칭기스칸에 대해 읽었지만 조드는 좀 더 사실감 있는 스토리 전개가 인상 깊었던 책으로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바람이 지우고 남은 것들'은 김형수 작가님이 '조드'란 작품을 쓰기까지 10년이란 시간동안 몽골의 구석구석을 직접 칭기스칸의 발자취를 찾아다닌 여정을 담아낸 책이다. 위대한 한 사람의 기록을 찾아 다닌 이야기라 일반적인 여행에세이보다 더 흥미롭게 다가온다.
김형수 작가님은 평소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외국어도 못하고 지도도 보지 못하고 지리에도 취약한 저자가 한 사람의 인생에 대한 작품을 쓰기 위해서 머피의 법칙을 따르면서도 여행길에 오르는 모습이 저잘로 연상이 된다. 내가 몽골하면 떠오르는 것은 드넓은 초원을 말타고 달리는 유목민이다. 허나 칭기스칸의 탄생지만해도 과도한 개발로 인해 유목민은 물론이고 넓은 초원들도 곧 있으면 사라질 처지에 놓이게 되어 있다고하니 저자의 말처럼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몽골인들의 삶은 초원에 있다. 바람이 지우고 남은 것들은 흔히 여행에세이에서 만나는 이야기 보다 더 진솔한 몽골인들의 삶의 모습을 들여다 보게 하는 책이다. 몽골인들이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시서선은 따뜻하다. 누군가와의 교류가 쉽지 않은 여건상 사람을 만나면 극진한 대접을 받게 된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테무진(칭기스칸)과 몽골에 얼마나 깊은 애정을 갖고 있는지 저절로 느끼게 된다. 위대한 영웅 테무진을 서양인들은 왜 지우려고 했는지... 가뭄과 엄청난 강추위를 가르치는 겨울 재해라고 불리우는 '조드' 우리나라처럼 몽골 역시 자연재해로 인해 점점 황폐화 되어 가는 초원으로 인해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몽골인의 삶은 결코 화려하지 않다. 오히려 너무나 힘들게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그들은 결코 얼굴에서 웃음을 잃지 않는다. 칭기스칸의 후손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맞서 살아가는 몽골인들... 저자가 느끼고 생각하는 몽골, 몽골인, 칭기스칸의 이야기가 책 안에 잘 녹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