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밟기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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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유달리 사랑하게 되는 책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시리즈 중 하나인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 시대물..... 이 시리즈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항상 내가 모르는 일본의 요괴가 등장해도 무섭다는 느낌은 덜 받으면서도 조금은 쓸쓸하고 애처로운 서늘함과 마음이 푸근해지는 따뜻함을 느끼게 된다.  

 

'그림자밟기'는 가장 최근에 나온 에도 시대물이다. 출간되자마자 책을 구입하고서 아끼느라? 책장에 꽂아두었던 책을 한가위 명절 연휴의 마지막 날에 읽으면서 조금은 피곤하고 고단했던 몸과 마음에 위로가 되었다.

 

총 6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이야기 "스님의 항아리'는 마을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괴질이 도는 것을 알고 사람들을 도와주는 목재 도매상을 운영하는 주인장 시게조의 능력에 관한 이야기다. 괴질로 인해 가족 모두를 잃은 열네 살의 어린 소녀 오쓰기... 어느 날 우연히 주인의 오래된 족자를 보게 되고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 된다. 이로 인해 그녀는 시게조의 당부대로 혼자 잠을 자게 되고 그의 외아들도 결혼을 한다.

 

'그림자밟기'는 놀고 있는 아이들의 숫자보다 하나가 더 많은 그림자의 정체... 알고 보면 혼자서 생활하던 한 소녀의 외로움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이불 모양의 요괴가 등장하는 '바쿠치간' 도박을 하게 만드는 요괴를 이용해서 성공하고 싶어 했던 욕심으로 인해 겪게 되는 일을 다루고 있다.

 

예전에 읽었던 '안주'에 나왔던 습작소 선생님과 개구쟁이 삼인조의 활약이 다시 등장하는 '토채귀' 살아 있을 때 빌려 준 것을 받지 못한 것을 원한으로 품고 죽은 귀신이 씌었다는 소년을 구하기 위해 의문의 스님이 누구이며 그가 가진 진실을 밝혀내는 이야기다. 허나 이 또한 사람 안에 존재하는 이기적인 욕심을 가진 남자와 여자가 중심에 있다.

 

'반바 빙의' 금실 좋은 부부가 우연히 여행지에서 함께 방을 쓰게 된 노파로 인해 아내의 속마음이 들어난다. 남편이 한밤중에 노파에게 듣게 된 이야기로 인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반바 빙의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된다.

 

'노즈치의 무덤'은 사랑하는 딸아이가 들려주는 꼬리가 갈라진 고양이 요괴... 여자의 모습으로 나타난 요괴는 사람들에게 해를 입히는 요괴의 처치를 부탁한다. 사람들이 사용했던 물건들에 요괴가 생기는 이유도 흥미로웠고 죽어도 잊지 못하는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고 싶어 하는 남편의 사랑이 느껴져 좋았다.

 

솔직히 귀신이 나오거나 요괴가 나오는 이야기지만 무척이나 재밌게 읽었다. 평소에 무서움증이 심해 아마 영상으로 만났다면 볼 수 없었을 이야기지만 책이라 무섭다는 느낌보다는 재밌다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었다. 역시나 이번에도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 시리즈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스토리를 풀어가는 방식에 요괴가 있지만 알고 보면 모든 것의 원인은 사람이다. 세상에 제일 무서운 것이 인간이라는 말이 딱 맞는 거 같다. 에도 시리즈의 다음 편은 똑 어떤 요괴들이 등장할지... 우리나라의 귀신 이야기도 특정 시대를 중심으로 쓰여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며 미미여사님의 다음 이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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